인문지리/음식문화 34

슬리보비츠, 자두 브랜디

▣ 체코 술, 무엇으로 만들까? 유럽에서는 보리, 밀, 포도, 감자 등이 술의 원료로 주로 사용된다. 지역별로 명확하게 원료의 분포를 구분할 수는 없지만 서유럽에서는 보리(맥주, 위스키), 남유럽에서는 포도(와인, 브랜디), 동유럽에서는 감자나 밀(보드카)이 많이 쓰이고 있다. 체코는 어떨까? 독일과 인접한 체코는 서유럽에 가까운 동유럽 국가로 냉대습윤기후(Df)가 나타난다. 따라서 보리나 밀이 잘 자라며 서늘한 기후라서 감자도 잘 된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보리나 밀로 만든 맥주가 유명하고 호밀이나 감자로 만드는 보드카도 잘 알려져 있다. 체코를 대표하는 술 중에 슬리보비츠(Slivovitz)라는 술이 있다. 맥주도 아니고 위스키도 아니며, 보드카도 아닌 이 술은 과일주인 브랜디의 일종이다. 유럽에서 생..

베트남 족제비커피

▣ 위즐거피(Weasel Coffee)와 코피 루왁(kopi Luwak) 위즐커피. 사향족제비(Civet Weasel) 배설물에서 추출한 귀한 커피다. 족제비 뱃속에서 하루 정도 머물면서 과육과 점액질(뮤실리지)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독특한 맛과 향이 만들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과육을 기계로 벗겨낸 다음에 말리는 일반적인 커피 생산 과정에 비해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귀할 수밖에 없다. 귀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독특한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맛이 가미되기 때문에 고급 커피의 대명사로 알려져왔다. 영화 '버킷 리스트'에서 억만장자 에드워드(잭 니콜슨)가 즐겨 마시는 코피 루왁(kopi Luwak)이 같은 원리로 만들어지는 커피다. 최근에는 독특한 향과 맛을 내는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가 인기를 얻고 있는..

잔지바르 스파이스커피

▣ 향료섬(Spice Island) 잔지바르 탄자니아 앞 인도양에 있는 작은 섬 잔지바르(Zanzibar)에는 아프리카, 아라비아, 인도, 유럽이 섞인 독특한 문화가 나타난다. 동아프리카 중심부에 인접한 섬이기 때문에 일찍부터 아프리카 교역을 위한 교두보로써 외부인들이 진출하였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대륙과 가장 가까운 곳은 약 35km에 불과하며 탄자니아 최대 도시인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에서는 뱃길로 75km 정도 떨어져 있다. 잔지바르에 진출한 이방인들은 잔리바르의 지리적 특징을 활용하여 향료무역, 노예무역 등으로 아프리카를 착취하였다. 잔지바르는 아프리카 본토 침입을 위한 교두보로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향료를 재배하여 외국으로 반출하는 향료 생산지 역할을 하였다. [스톤타운에..

아디스아바바의 분나 마프라트

▣ 아디스아바바 공항에는 이르가체페가 없다 아프리카의 허브공항 중 하나인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 공항에서 케냐 나이로비행으로 환승했다. 항공 스케쥴이 마구 바뀐다는 소문대로 환승 비행기가 2시간이나 지연 출발하는 바람에 시간 여유가 많이 생겼다. 여기저기 공항을 기웃거려 보았다. 환승 공간은 그다지 넓지는 않아서 둘러보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 지연으로 생긴 시간이 전혀 쓸모가 없을 지경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에티오피아스러운' 장면을 만난 것이다. 면세점마다 커피가 쌓여있다. 그런데, 커피 이름이 낯설다. 'Hadero', 'Abyssinia', 'Black lion', 'Wild coffee'… 기대했던 'Yirga Chefe, Sidamo, Harar…' 등등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