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랫동안 준비한 도시 사비 웅진에 도읍한 뒤 백제는 세 명의 왕이 잇달아 살해, 또는 정치적 변란을 당하는 혼란기를 겪는다. 문주왕은 천도한지 3년만에 웅진 호족 해구에게 살해를 당했고, 해씨와 대립관계에 있던 진씨가에 의해 옹립된 삼근왕은 즉위 3년만에 사망한다. 13세 나이에 즉위했으므로 자연사했을 가능성은 낮다. 그 뒤를 이은 동성왕은 비교적 집권 기간이 길었지만 끝내 호족 백가에게 살해를 당했다. 이미 천도가 예정되어 있던 것과 다름이 없었다. 1달만에 이루어진 웅진 천도와는 달리 사비 천도는 오랫 동안 계획적, 체계적으로 진행되었다. 동성왕은 사비로 자주 사냥을 나가 정황을 살피고 가림성(임천)을 세웠다. 그는 자신이 세운 가림성에 측근 백가를 성주로 임명했다가 그에게 살해를 당하는 역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