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12

[자랑질] Zerobaseone 김태래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점쟁이도 아닌데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고 큰소리 치는 이유가 있다. 태래는 달랐기 때문이다. 태래는 학교 수업을 빼고 학원에 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나를 만난 3학년 때 뿐만 아니라 3년 내내 수업을 모두 끝내고 갔고, 주말을 이용했다. 내 교직 인생에서 예체능 모든 분야를 통틀어서 이런 학생은 처음 만났고, 그 뒤로도 만난 적이 없다. 고3때 처음 TV에 출연했을 때는 우리학교 대부분 선생님들이 깜짝 놀랐었다. 말 그대로 '前無後無 !' 그렇지만 누구보다 목표 지향성이 뚜렷하고 집중력이 있었다. 성실한 학교 생활의 배경에는 먼 미래를 보고 자신을 스스로 통제하는 자세가 바탕에 깔려 있었다. '마시멜로효과'를 잘 입증한 사례가 바로 태래다. 태래는 우리반 부반장이었다...

풍경에 모델 세워보기

▣ 백년 만에 가장 빨리 꽃이 피었다는 봄 올해는 백년 만에 가장 꽃이 빨리 피었다는 얘기가 있었다. 4월이 오자마자 꽃들이 한꺼번에 피었다. 뭔가 정리되지 않은 느낌이 드는 봄이다. ▣ 풍경 속에 모델 세워보기 점심 시간에 학교 뜰을 걸어본다. 온라인 수업으로 우리 반 아이들이 없는 주라서 풍경을 보면서 마음 속으로 적당한 곳에 모델들을 세워본다. 공간이 좁아서 앵글을 어떻게 잡아도 화면에 곁다리가 끼어든다. 화면 어디쯤에 모델을 세우면 좋을까 생각해 본다. 깔끔한 화면을 만들어내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그래도 구석구석 관찰해 보면 모델을 세워볼 만한 곳이 없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