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지리/음식문화

잔지바르 스파이스커피

Geotopia 2020. 2. 20. 23:01

▣ 향료섬(Spice Island) 잔지바르

 

  탄자니아 앞 인도양에 있는 작은 섬 잔지바르(Zanzibar)에는 아프리카, 아라비아, 인도, 유럽이 섞인 독특한 문화가 나타난다. 동아프리카 중심부에 인접한 섬이기 때문에 일찍부터 아프리카 교역을 위한 교두보로써 외부인들이 진출하였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대륙과 가장 가까운 곳은 약 35km에 불과하며 탄자니아 최대 도시인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에서는 뱃길로 75km 정도 떨어져 있다.

  잔지바르에 진출한 이방인들은 잔리바르의 지리적 특징을 활용하여 향료무역, 노예무역 등으로 아프리카를 착취하였다. 잔지바르는 아프리카 본토 침입을 위한 교두보로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향료를 재배하여 외국으로 반출하는 향료 생산지 역할을 하였다.

  

 

[스톤타운에 있는 프레디 머큐리 생가. 프레디 머류리의 삶은 잔지바르의 복합적인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인도에서 잔지바르로 이주한 그의 부친은 영국총동부 관리로 일했다. 잔지바르가 독립한 후인 1964년에 기존의 지배층이었던 아랍인, 페르시아인, 인도인들을 배척하는 소요가 일어나 많은 사람이 학살되고 추방됐다. 프리디 집안도 이때 추방을 당해 영국으로 이주하게되었다]

 

▣ Spice Coffee, 잔지바르 특산물

 

  '향료의 섬'답게 잔지바르에는 'Spice Coffee'라는 독특한 메뉴가 있다. [Sun Rise Cafe]라는 곳에 갔더니 메뉴에 'Spice Coffee'와 'Spice Tea'가 있다. 'Spice Coffee'를 주문했다. 첫 맛이 커피맛보다는 생강과 계피 맛이 나서 커피같은 느낌이 별로 없다. 커피가 주인공이 아니라 생강이나 계피가 주인공인 것 같다. 맛으로 보면 생강차, 또는 계피차에 커피를 섞었다고 해야 옳겠다.

  스파이스 커피는 여러가지 향신료를 넣어서 만드는데 당연히 정향(Clove)이 그중 하나려니 생각했다. 탄자니아는 세계 3위의 정향 생산국이며(1위(인도네시아), 2위(마다가스카르)에 비해 생산량이 월등하게 작아서 전 세계 생산량의 5%를 약간 넘는 수준이지만) 잔지바르는 대표적인 정향 생산지이다. 하지만 알고보니 정향은 넣지 않는다고 한다. 보통은 세 종류의 향료를 넣어서 만드는데 생강과 계피, 그리고 소두구(Cardamon/Cardamom)이다. 기대했던 '독특한 커피맛'이 아니어서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나름 매력적인 맛이다.

 

 

[스톤타운 음식점 메뉴판. 스파이스 커피가 빠지지 않는다]

 

 

[스파이스 농장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종류의 향료와 차]

 

 

[정향나무. 주로 꽃을 말려서 쓴다]

 

 

 

[소두구(Cardamom)]

 

▣ 잔지바르 로부스타

 

  탄자니아에 커피가 전래된 것은 대략 16세기경이라고 한다. 당시에 들어온 커피는 로부스타(Robusta)종으로 탄자니아 북서부 일대에서 재배되었다. 빅토리아호 서쪽 연안의 카게라(Kagera)지역 일대로 하야(Haya)(Haya)족의 영역이었다. 당시의 커피는 오늘날과는 매우 다르게 이용되었다. 하야족들은 로부스타 커피콩을 끓인 다음 여러가지 허브와 함께 쪄서 씹었는데 주로 각성제용으로 쓰였다. 

  오늘날은 주로 아라비카종(70%)이 재배되는데 킬리만자로 등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주로 재배된다. 잔지바르는 전체적으로 지대가 매우 낮은 지역이어서 아라비카를 재배할 수가 없다. 오늘날에는 본토에서 품질이 좋은 아라비카 커피가 도입이 되어 사용된다. 하지만 교통이 불편했던 옛날에는 자체 생산된 커피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잔지바르의 다양한 향료들은 로부스타의 부족한 맛을 메워줬을지도 모른다.

 

 

[잔지바르 스파이스 농장의 로부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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