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세상사는 이야기 109

아들과 함께 쓴 뉴질랜드 답사기

▣ '아니?'와 '역시!' 지리학도에게 뉴질랜드는 꼭 가봐야 하는 답사지라고 감히 주장합니다. 빙하, 화산, 서안해양성기후라는 3대요소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거기에서 파생된 식생, 산업, 문화와 역사 등이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사실 가기 전에는 그렇게까지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워낙 유명한 나라라서 가보지 않아도 가본 듯한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하지만 매일같이 '아니?'와 '역시!'를 연발할 만큼 하루하루가 새로왔습니다. 그 모든 것을 2주일에 돌아볼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입니다. 여행기가 흔해빠진 세상에 내 모자란 글재주를 보태봐야 쓰레기만 늘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망설이기도 했지만 쓰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 그냥 가면 양꼬리밖에 못본다? '지리학적 시각' 경험하기 단지 지리학도의 ..

농촌 쓰레기, 생산자의 몫은?

농촌은 도시보다 깨끗하다. 그렇지만 이런 농사 폐기물들은 참 문제다. 썪지도 않는 이런 폐기물들이 제대로 수거되지 않으니 그냥 버려진다. 도시는 오염원이 많은 대신에 정기적으로 가져가므로 오히려 이렇게 많은 양이 쌓여있는 장면을 보기가 어렵다. 농업으로 생산된 부산물들은 모두 땅으로 돌아가서 거름이 되지만 이런 화학물질들은 썪지도 않고 불에 태우면 대기 오염 물질이 나온다. 재가 거름이 되지도 않는다. 버리지 않아야겠지만 처리할 방도가 없으니 주민들을 비난하기도 그렇다. 공업제품 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노동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쓰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 많다. 농업 자재 가운데는 놀라운 것이 많다. 보고는 안 쓸 수 없도록 잘도 만들었다. 하우스..

트럼프주의, 신자유주의가 낳은 썸웨어의 반란

▣ Trumpism, 사회적 현상 트럼프주의(Trumpism)는 트럼프라는 독특한 사고방식을 가진 한 사람의 돌출 행동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OO주의(~ism)'가 붙었다는 것은 사회적 트렌드라고 봐야 옳다.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로 본다면 미국인의 절반 가까이가 그를 지지하고 있으며, 라틴아메리카나 유럽에서도 그 추종자들이 꽤 많다는 소식이 들린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트럼프의 대선 결과 불복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도 꽤 많다. 트럼프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으므로 재선에 실패했겠지만 결과를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 심상치 않은 면이 적지 않다. 무려 46.8%의 지지를 받은 것도 그렇지만 6,300만표로 당선이 됐던 2016년 대선에 비해 1천만 표나 더 많은 ..

미국은 트럼프를 떠나 보내지 아니하였다!

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976295.html 미국은 트럼프를 떠나보내지 아니하였다 분열과 대립의 ‘불안정한 혼합물’…그가 끄집어낸 ‘불편한 이념’ www.hani.co.kr 3주 뒤인 1월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하지만, 그것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퇴출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난 11월3일 미 대선 결과는 바이든의 승리였지만, 그 선거 결과에는 트럼프가 지난 대선보다 더 많이 획득한 표심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트럼프가 상징하는 트럼프주의는 의연하다는 게 입증됐고, 앞으로 트럼프주의는 미국을 더 강력히 휘감고 분열과 대립을 격화시킬 것이다. 트럼프는 애초 여론조사보다 훨씬 많은 득표를 했고, 공화당이..

영어가 우리말 보다 쉽다

▣ 장면 1 길을 가다보니 가로수를 새로 심었는데 뿌리를 잘 내리라고 물을 주는 장치를 달아놨다. 길가에 길게 한 줄로 늘어서 있는 나무들에게 하나하나 물을 주기는 어려운 노릇이니 아주 좋은 아이디어다. 그런데, 그 물주머니에 쓰여있는 글귀가 영 거슬린다. '점적관수用' 한글과 한자가 뒤섞인 '퓨전-글로벌'한 글자는 읽을 수는 있지만 뜻을 금방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한자로 치환한 후 뜻을 짐작해볼 수는 있지만 흔히 쓰는 말이 아니라서 낯설다. 한눈에 뜻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면 읽어도 읽는 것이 아니다. 한자를 공부하지 않은 어린이들도 지나다가 볼텐데 어린이들이 그 뜻을 아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알듯말듯한 글자 아래로 영어도 쓰여있다. 'Drip Waterring' 어이없게도 오히려 이 말이 더 쉽게 ..

휴대폰 카메라

▣ 100배 줌, 어불성설? 아직은 DSLR에 견줄만한 정도는 못되지만 휴대폰 카메라 성능이 매우 좋아졌다. 최신형 핸드폰 광고에는 '100배줌'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사실 오랫동안 DSLR을 써온 사람으로서 '100배 줌'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지나친 과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찍는다든가, 애완 동물을 예쁘게 찍을 수 있다는 것까지는 그렇다치더라도 100배줌이라니? 디지털로야 얼마든지 확대가 가능하지만 카메라에 달린 작은 렌즈로는 광학적인 줌은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표준 렌즈인 캐논 50mm(F1.2)렌즈는 모두 15매(9군)의 렌즈로 구성되어 있다. 보급형인 50mm(F1.8)렌즈 조차도 6매(5군)의 렌즈로 구성되어 있다. 줌 렌즈는 더 많은 렌즈를 필요로 ..

明朗奮鬪(명랑분투)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 한쪽 벽에 커다란 태극기가 걸려 있다. 어지럽게 '낙서'가 되어있는데 자세히 보면 하나같이 명필들이 모여있다. 일제와 싸우던 독립군들이 적어 놓은 결의의 글들이다. 태극기를 앞에 놓고 결연하게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는 장면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한 귀퉁이 쓰여있는 '明朗奮鬪'라는 글귀다. '明朗奮鬪" '명랑분투, 기쁘게 떨쳐 나가 싸우자' 목숨을 내놔야 하는 그 길은 한 인간으로서는 두려운 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독립이라는 큰 희망을 실천하는 그 길은 '기쁜' 길이기도 했으리라. 개인이 삶이 아니라 민족적 삶으로 자신을 자리 매김해야만 나올 수 있는 기쁨이다. 이 글귀는 비장함과 함께 한편으로는 왁자지껄 유쾌한 분위기도 전해준다. 희망은 사람을 유쾌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