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세상사는 이야기

농촌 쓰레기, 생산자의 몫은?

Geotopia 2021. 2. 16. 23:01

어쩌나 · · · '깨진 유리창 이론'

농촌은 도시보다 깨끗하다.

그렇지만 이런 농사 폐기물들은 참 문제다. 썪지도 않는 이런 폐기물들이 제대로 수거되지 않으니 그냥 버려진다. 도시는 오염원이 많은 대신에 정기적으로 가져가므로 오히려 이렇게 많은 양이 쌓여있는 장면을 보기가 어렵다. 농업으로 생산된 부산물들은 모두 땅으로 돌아가서 거름이 되지만 이런 화학물질들은 썪지도 않고 불에 태우면 대기 오염 물질이 나온다. 재가 거름이 되지도 않는다. 

버리지 않아야겠지만 처리할 방도가 없으니 주민들을 비난하기도 그렇다.  

 

공업제품 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노동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쓰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 많다. 농업 자재 가운데는 놀라운 것이 많다. 보고는 안 쓸 수 없도록 잘도 만들었다. 하우스나 온상에 덮는 비닐은 가장 고전적인 농자재이고, 지줏대, 그물망, 물주는 관, 모종용 포트, 볏모 기르는 모판, 차광천 등등 많기도 하다. 옛날에는 모두 자연에서 생산되는 나무나 풀을 활용했기 때문에 쓰고 나면 자연으로 돌아가서 거름이 되었다.

 

필요해서 사서 썼으니 농민들은 쓰고 난 다음에 뒷처리를 잘 해야 한다. 소비자로서의 의무는 이성적, 도덕적 인식을 필요로 한다. 쓰레기 더미를 보면서 솔직히 '농민의 책임'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제품을 만들어 판 생산자는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일까? 오염물질이 분명할줄 알면서도 만들었는데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나? 수요를 놀랍게 포착해서 굳이 안 써도 되는 것들까지도 안 쓸 수 없도록 만들었는데 일말의 책임도 지지 않는다면 정말 말도 안 된다. 팔아치울 궁리만 하지 말고 좀 더 궁리해서 분해되는 물질로 만들던가, 그게 어렵다면 다 쓴 폐기물을 되가져 가야 한다. 생산물 처리에 대해 아무런 의무를 지지 않는 생산자는 아이를 낳아 놓고 전혀 돌보지 않는 부모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단지 농업 폐기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 공업제품들도 마찬가지다. 생산자가 폐기물 처리에 일정 부분 책임을 지는 시스템을 하루 빨리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넘쳐나는 폐기물들을 좀 더 효과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