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108

백마강을 따라 흘러간 영화, 부여

▣ 부여 정체성: 백제의 도읍지, 그런데… '부여'하면 맨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백제의 도읍지'이다. 도읍지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방어, 교통, 경제활동 등 다양한 조건들이 다각적으로 고려되었을 것이다. 한 국가의 수도였다는 사실은 이곳이 범상한 위치가 아니었음을 뜻한다. 1,500여 년 전 이곳은 매우 뛰어난 입지 조건을 갖춘 도시였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백제가 멸망하던 바로 그때의 도읍지여서 왠지 애잔한 느낌이 든다. 백제와 경쟁하던 신라의 경주나 고구려의 평양 역시 멸망의 역사를 겪었지만 부여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아마도 두 도시는 지금도 부여에 비해 번성한 도시이기 때문일 것이다. 평양은 북한의 수도로서 과거의 영화에 못지 않은 상태이며, 경주 역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광도시로서 그 지위가 확..

충청남도/부여 2022.09.08

성주리: 아직도 남아 있는 광산 취락의 자취

▣ 드라마틱한 경관 변화를 경험한 성주리 보령시 성주면 성주리는 20세 후반 탄광 취락의 대명사라 할만 하다. 더욱이 사십여 년의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성장과 쇠퇴를 경험했기 때문에 다른 어떤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지역성을 가지고 있다. 탄광 개발 이전의 성주리는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한적한 시골이었다. 백제 때 호국사찰로 시작하여 신라 고려시대에는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로 국가 이념을 지탱하는 장소였으며, 조선시대에는 유명 종족촌락이 자리를 잡았던 곳이다 일제 강점기에 일찌기 지질 조사가 진행되었으나 광산 개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1955년에 비로소 탄광이 개발되기 시작하여 70년대 후반에 전성기를 구가하다가 80년대 이후 내리막으로 치달아 90년에는 폐광과 함께 쇠퇴 일로를 겪었다..

충청남도/보령 2022.09.02

옥마산과 명천폭포, 그리고 남포선 철도

▣ 바닷가 산골의 상징 옥마산 옥마산(600.8m)은 보령시 명천동과 남포면, 그리고 성주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대천해수욕장에서 바라보면 동쪽으로 우뚝 솟은 산으로 대천천 하구와는 겨우 8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바닷가 산골'의 상징이 되는 산이다. 금북정맥의 성태산(623.7m)에서 갈라진 이 산줄기는 문봉산(633m)을 거쳐 성주산(677m) - 왕자산(510m)을 지나 옥마산에 이른다. 옥마산을 지나면 계속 남쪽으로 뻗어 내려 봉화산(323m)-잔미산(416.6m)을 지나 웅천읍 대천리 두룡천과 웅천천 본류가 합류하는 지점에서 끝을 맺는다. 서해안의 대부분의 산들이 낮은 구릉성 산지인데 비해 옥마산 좌우의 산줄기는 고도도 비교적 높으며, 특히 연속성이 아주 강하다. 바닷가에 인접했음에도 ..

충청남도/보령 2022.08.31

보령: 충청수영, 해수욕장, 석탄, 화력발전소

▣ 쥐라기 대동계 퇴적층: 보령을 이해하는 키워드   보령은 '대천해수욕장'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해수욕장 못지 않은 두드러진 지역 특성들이 꽤 많은 지역이다. 지리학도로서 보령에 관심이 가는 가장 대표적인 특성은 쥐라기 퇴적층이 분포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에 흔치 않은 지질구조이기 때문에 관심이 가지만 쥐라기 퇴적층은 보령 지역성 전반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이다.  보령을 '바닷가 산골'이라 한다. 해수욕장 가까이에 높은 산이 있기 때문인데 이렇게 일컬어지게 된 원인이 바로 지질구조이다. 보령이 바닷가 산골임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시설이 보령댐이다. 보통 다목적댐은 하천의 상류에 자리를 잡으므로 바다와의 거리가 먼 곳에 자리를 잡는데 비해 보령댐은 바다와의 직선 거리가 겨우 ..

충청남도/보령 2022.08.31

먹방, 심원동, 화장골: 협곡이 많다

성주면 일대는 퇴적암 산지의 전형을 잘 보여준다. 먹방, 심원동, 화장골 등 수려한 협곡이 발달하고 있는 것이다. 심원동을 예로 들면 동쪽으로 뻗어있는 계곡으로 성주사지 인근 본류로부터 5km정도 좁은 협곡이 이어져 있다. 마을이 있었을까 싶은 길을 가다보면 성주1리 심원마을이 나타난다. 이전에는 아주 작은 마을이었던 심원마을은 1970~1980년대에는 삼풍탄광, 성주탄광, 심연탄광, 원풍탄광 등 석탄산업의 영향으로 갑자기 번성하였고 석탄산업의 쇠퇴와 함께 급격히 쇠퇴하였다. 성주탄광에서 가장 마지막에 문을 닫은 탄광이 심원탄광으로 1994년이었다. 보령 성주1리 심원마을, 제2회 보령민화 어울림 축제 - 충남일보 [충남일보 임영한 기자]보령시는 24일 오전 11시부터 성주1리 심원마을 일원에서 제2회 ..

충청남도/보령 2022.08.31

청양 번외 편: 청양 사람들과 함께 한 찐 청양 답사

▣ 2022년 7월28일(목) ▣ 일정 도림사지(입구) - 왕진 - 미당리 - 넉배 - 구봉광산 터 - 용당리 용곡역 터 ▶ 청양 시인 신경섭 7월 2일 답사 이후로 신경섭선생님의 시가 여러 편 태어났다. 청양 사랑이 물씬 풍기는 그의 시는 청양을 소재로 삼았으므로 '청양스럽'지만 지역을 넘어 사람의 보편적인 감수성을 몽근하게 건드리는 매력이 있다. 스물일곱에 청양으로 첫 발령을 받은 뒤 스물일곱 해, 청양에 뿌리를 내린 신경섭선생님은 '고향을 떠나 고향에 살고 있다'는 말로 청양 사랑을 뭉클하게 표현했다. 공부하러 객지에 나갔던 때를 따져보면 신쌤은 이제 고향보다 청양에서 살아 온 기간이 더 긴 '토박이'나 다름이 없다. 앞으로는 '청양 사람' 기간이 점점 더 길어질테니 더욱 '찐 토박이'가 될 것이다..

충청남도/청양 2022.08.04

정산은 금강유역권

▣ 세 개의 하천 유역이 합쳐진 정산현 조선시대 정산현은 지금의 정산면, 목면, 청남면, 장평면을 포괄했다. 이 범위는 잉화달천, 치성천, 본의천 등 세개의 하천 유역으로 다시 나뉜다(행정 경계가 하천 유역권과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청양읍이 모두 하나의 하천(지천) 유역으로 묶이는 것과는 많이 다른 모양이다. 이 세 개의 하천은 모두 금강과 수직 방향으로 흐른다. 따라서 서로 평행한 형태를 보인다. 그러나 유역을 나누는 산지가 높지 않아서 교류의 장벽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하천 유역권으로 묶이지 않기 때문에 각 하천 유역들은 소규모 생활권으로 나뉠 수 있다. 예를 들면 잉화달천 유역은 부여생활권으로 연결되는 반면, 치성천과 본의천 유역은 공주생활권에 포함된다. ▣ 금강유..

충청남도/청양 2022.06.30

까치내(鵲川)와 지천(之川)

▣ 까치내, 지천, 금강천 ▶ 군내 대부분의 지역을 아우르는 하천 청양군을 대표하는 냇물은 '지천(之川)'이다. 칠갑산지 서쪽에서 발원하여 청양 읍내를 지나 남양면-대치면-장평면을 두루 지나서 하류에서는 부여군 은산면과 경계를 이루며 흐르다가 청남면 인양리에서 금강과 만난다. 그러니까 지천은 금북정맥 북쪽의 화성면, 비봉면, 운곡면 일부, 그리고 치성천 유역의 정산면과 어천 유역의 목면을 제외하고는 청양읍, 남양면, 대치면, 장평면, 청남면(일부) 등을 아우르는 청양의 대표 하천이다. ▶ 칠갑산지 서쪽에서 시작되는 지천 지천은 금북정맥에서 갈라진 칠갑산 줄기의 서쪽 사면(대치면 형산리)에서 발원하여 서쪽으로 흐르면서 횡천, 농소천과 만나고 이어 위라천을 만나면서 남쪽으로 흐르다가 청양읍에 도달한다. ▶ ..

충청남도/청양 2022.06.29

금정도(金井道): 정약용이 찰방이었던 적이 있다

▣ 충청도의 역도 조선의 역로 체계는 고려시대 제도를 이어받았으나 1462년(세조 8)에 이르러 역의 신설과 이설 및 통합에 따라 재정비 되었다. 1462년 8월에 병조의 건의로 충청도는 연원도(連原道/찰방역 충주 단원역), 율봉도(栗峯道/찰방역 청주 율봉역), 성환도(成歡道/찰방역 직산 성환역), 이인도(利仁道/찰방역 공주 이인역), 시흥도(時興道/역승역 온양 시흥역), 금정도(金井道/찰방역 청양 금정역→홍주 용곡역)로 개편되었다. 1457년(세조 3) 7월에 최초로 전국의 역승 일체를 혁파하고 찰방으로 대치하였다. 이러한 조처는 서리거관자(書吏去官者)로 임명된 역승이 사사로이 이익을 도모하고 백성(吏民)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역승의 관품이 높지 않다 하여 사신왕래자의 작폐가 심하다고 거론되었기 때문..

충청남도/청양 2022.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