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사람들/삶과 지리 84

호남평야에도 큰 산이 있다

내 친구 최영은 김제 사람이다.   누구라도 한 번만 들으면  절대로 잊을 수가 없는 '위대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그는, 고향도 그 '유명한' 호남평야 한 가운데이다. 김제시 진봉면, 주위를 둘러보면 산이라고는 거의 보이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곳, 호남평야의 한 가운데가 바로 그의 고향 김제시 진봉면 가실리 정동마을이다. 가실리 정동마을은 너른 들판 한 가운데 야트막한 구릉지 위에 자리를 잡았다. 주변보다 높으니 구릉이라고 해야겠지만 사실 해발고도가 10m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곳으로 평지나 다름이 없다.   국내 최대의 너른 평야에서 난 최영의 어부인은 충청도 금산 사람이다. 금산군 군북면 두두리 음지마을. 두두리는 해발 180m를 넘는 고지대에 자리를 잡고 있는 마을로..

아무리 울고 싶어도 울 수가 없다 : 서남해의 섬에 강수량이 적은 이유

나는 어릴적에 울보였다. 어른들에게 조금만 야단을 맞아도 눈물이 앞을 가렸다. 나름 억울한 일이라도 당하면 말도 못하고 금세 눈물이 먼저 나왔다. 동네 상가집에 갔다가 몰래 눈물을 훔쳐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은 적도 있다. 그래서 안 우는 척 하는 버릇이 생겼다. 하지만 지금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