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랫만에 나선 길: 역맛살이 살아 있었다 오랫만에 길을 나섰다. 코로나가 창궐한 뒤로 거짓말처럼 역맛살이 자취를 감췄다. 내 본능이 아니라 학습된, 아니면 직업병이나 강박증이었던 모양이다. 2020년 1월에 동아프리카를 다녀온 뒤로는 여행, 또는 답사를 위해 충청도를 벗어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2021년 여름 방학도 속절없이 다 끝나갈 무렵, 가는 방학이 아쉬워서 길을 나섰다. 아내가 가끔 남해 멸치회무침 얘기를 했었기 때문에 갈곳을 남해로 정했다. 남해로 정하고 났더니 이것저것 떠오르는 곳들이 있다. 학습된 것이든, 강박증이든, 어쨌든 '역맛살이 살아 있구나' 싶어서 내 스스로 다행스럽다. 맨 먼저 사천 별학도가 떠오른다.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농사꾼'이 온난화 대비 작물 시험재배를 하는 곳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