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사람들/삶과 지리

대동여지도를 걷다

Geotopia 2020. 2. 24. 00:04

▣「대동여지도」는 얼마나 클까?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대동여지도가 '굉장히 큰 지도'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기억을 잘 더듬으면 축척이 1/16만이라는 사실이 기억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크기를 짐작하기는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의 전체 길이를 알면 대략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 길이를 16만으로 나누면 되니까.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전체 길이는 얼마나 될까? 우리는 우리나라 전체 길이도 잘 알고 있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삼천리다.

  삼천리에 4를 곱하면 12,000이고 거기서 '0'하나를 지워주면 1200, 우리나라의 남북 길이는 1,200km라고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알려줘왔다. 가장 북쪽인 함경북도 유포진 두만강가에서 가장 남쪽인 제주도 마라도까지 실제 거리는 대략 1,100km정도로 우리 조상들이 '삼천리'로 인식한 것이 '대~충' 어림짐작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다시 대동여지도로 돌아오자.

  1,100km를 160,000으로 나누면 약 6.875m가 나온다. 그러니까 대동여지도의 실제 크기는 남북 길이가 약7m 정도라는 결론이 나온다. 그런데 7m라고 계산을 해 놔도 여전히 실제 크기는 잘 짐작이 되지 않는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실물을 직접 보는 것이다. '백문이불여일견', 실물을 직접 보는 것이 대동여지도를 가장 잘 보는 방법임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대동여지도」를 걷다


  누구나대동여지도를 직접 보면 그 크기를 실감하는 차원을 넘어서 우리의 위대한 유산에 대한 자부심이 팡팡 샘솟는 '국뽕' 경험을 할 수 있다. '대동여지도」를 걷다'라는 이름으로 행사를 기획해봤다. 실물 크기 대동여지도를 바닥에 전시하고 직접 걸어보는 프로그램이다. 김석용선생님(안산강서고)께서 '대동여지도」색칠하기' 활동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힌트를 얻은 것이다. 선생님께서 기꺼이 파일을 제공해 주셔서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대동여지도」와 함께 전국지도(국토지리정보원)를 벽에 걸어서 대동여지도와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걸어보고, 비교해본 느낌을 오행시, 또는 자유 감상쓰기로 표현해 보도록 했다. 좋은 글은 선발해서 지리 관련 책을 선물했다. '동아리 발표회' 행사중 한 코너라서 다른 코너에 밀리지 않을까 걱정이 없지 않았지만 의미로 밀고 나가리라 다짐을 하면서.

  신발을 신고 밟으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아이들은 오히려 '감히 밟아볼' 엄두를 내질 않는다. 진행하는 학생들이 '밟아도 된다'고 안내를 해야 신발을 벗고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시작한다.

  선생님들의 관심이 의외로 뜨겁다. 어렸을 적부터 들어온 '위대한 유산'를 직접 걸어보는 경험이 신선하신 듯 오행시와 감상문까지 써 주신다. 미술선생님은 지도를 보자마자 대번에 '색칠을 해보고 싶다'는 말씀을 하신다. '불감청 고소원'이다. 내년에는 미술과와 콜라보로 활동해볼 계획을 세워본다.

  진행하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이 써준 글들도 생기부 교과특기에 활용할 수 있다. 책 선물과 함께 교과특기도 선물해 주니 학생들로서도 괜찮은 활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