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지리/문화 역사 31

명당이란?-가야산 남연군묘

명당의 대명사로 알려진 남연군묘.  충남 예산, 서산의 경계를 이루는 가야산의 동쪽 기슭에 자리를 잡고있다.  '2대천자지지(二代天子之地)라는 지관의 말에 따라 대원군이 그의 부친 묘소를 이곳으로 옮겼다. 그 후 그의 아들이 대한제국의 황제가 되었으니 단순하게 생각하면 맞는 말인 듯 하지만 결국 그 후손에 이르러 조선왕조가 멸망하고 일제에 나라를 넘겨주었으니 과연 '명당'이 맞는 것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천자의 지위를 누렸으나 나라는 망했으니 이건 아무래도 명당이 아니다. 침몰해가는 배에서 선장 노릇을 하는 것도 출세라고 한다면 맞는 말이지만.   도참적인 음택풍수가 유행하던 조선후기의 상황을 잘 보여주는 장소이다. 풍수가 가문과 개인의 영달을 위한 장소인식체계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성..

우리나라의 전통 지리 사상

▶ 전통적 국토관 우리 민족이 살아온 삶의 터전인 국토에 대한 관심은 유사 이래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다. 지리에 대한 관심은 초기에는 주로 대외적으로는 정복, 대내적으로는 통치나 개척이 주요한 원인이었으며 우리 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조선시대 이전까지는 문헌이나 지도가 거의 남아있지 않아 당시의 지리사상을 추적해 보는데 어려움이 많으나 조선시대 이후에는 많은 지리서들이 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전통 지리 사상에 대한 연구는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Geography'가 일본인에 의해 '地理'로 옮겨지면서 전통적 의미의 '地理' 곧 풍수와의 혼란을 초래하였고 이러한 것이 전통지리 사상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졌다. 더욱이 일제의 민족정기 말살 정책은 전통지리에 대한 접근을 의도적으..

실학(實學)적 지리지

1)이수광의 『지봉유설』 이수광(1563∼1628)은 선조, 광해군, 인조에 걸쳐 주요 관직을 역임하면서 세 차례에 걸쳐 중국을 왕래하면서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실증적이며 새로운 시대를 모색하는 사상적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실학의 학풍을 불러일으킨 인물인데 『지봉유설』은 그의 이러한 사상적 흐름을 잘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저서이다. 책의 내용은 천문, 지리, 災異, 역사, 군사, 행정, 인물, 기예, 음식, 복용, 잡사에 이르는 백과사전적인 것인데 특히, 서양세계 및 서양지리에 대한 소개가 가장 큰 특징으로 당시 중국 중심의 세계관을 지양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마련하였다. 재이부에서는 자신의 경험을 놓치지 않고 기술하여 당시의 자연현상을 잘 전해주고 있으며 지리부에는 우리나라의 산천과 자연현상에 대하여 ..

관찬(官撰) 지리지

조선시대 대표적인 관찬지리서인 『세종실록』지리지와 『동국여지승람』은 그 체제와 목적에서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 체제면을 보면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국 지리지인 세종실록 지리지는 각도의 내용구성이 관원, 연혁, 四境, 행정구역, 명산, 대천, 호구, 군정, 墾田, 貢賦, 약재, 鎭營, 역 등의 순서로 되어있는데, 군명의 변천, 행정단위의 승강, 소관 군현의 이속, 월경처 등 연혁 부분과 호구, 군정, 공부, 전결, 토산, 조운 등 조세 力役 수취에 필요한 경제관계, 명산, 대천, 군영, 역관, 성곽, 목장, 봉수, 관방 등 군사 관계, 성씨, 인물 등 주민들의 신분 구성에 관한 사항 등이 상세하다. 즉 세종실록 지리지는 조선왕조의 새로운 정치, 사회, 경제적 기반을 확립하는데 필요한 통치자료를 수집 ..

擇里誌

이중환(1690∼1756)의 『택리지』는 우리나라의 지리서 중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 많은 평가와 함께 애독되어온 책이다. 『八域志』·『可居志』·『八域可居志』·『山水錄』·『東國山水錄』·『震維勝覽』·『總貨』·『동국총화록』·『팔역가거처』·『사대부가거처』·『吉地總論』·『東嶽小管』·『팔역紀聞』·『博綜誌』·『形家要覽』등의 많은 異名을 가지고 있는 것만 보아도 이 책이 얼마나 높이 평가되고 애독되었는가를 알 수 있다. 많이 읽혔을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읽고 자신의 관점으로 제목을 붙였다.『東國山水錄』·『震維勝覽』등은 산수 경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물산의 종합'을 의미하는『總貨』,『동국총화록』은 상업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 그리고『形家要覽』·『吉地總論』등은 풍수지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붙인 제목..

풍수지리 사상

풍수지리설은 傳來 이래로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경관, 나아가서는 한국 문화자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자리를 잡아왔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도시와 마을의 위치 및 구조는 대체로 풍수에 대한 안목이 없이는 이해가 불가능하다. 고려의 개경이나 조선의 한양과 같은 수도의 입지 결정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풍수적인 해석들은 진위를 떠나 풍수적 지리관의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풍수사상은 지형과 기후, 풍토 등, 넓은 의미에서의 지리관, 토지관이자 자연에 대한 해석 방법이다1).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시대별로 풍수사상이 어떻게 인식되었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지리관의 변천과정을 이해하는데 의미가 있는 일이다. 이 글에서는 풍수사상의 이론적 체계는 논외로 하고 시대적으로 풍수사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