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 151

뽕나무

어렸을 때부터 봐 왔기 때문에 뽕나무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뽕나무처럼 생겼지만 아닌 것이 있다고 하더라는 카더라 통신을 전했을 때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었다. 그런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뽕나무에 암수가 있다. 들판을 산책하다가 발견한 사실이다. 길 옆에 뽕나무가 잔뜩 있는데 어떤 나무는 열매가 맺혔고, 어떤 나무는 잎만 무성했다. 잎모양이 약간 달라서 아내 말대로 가짜 뽕나무가 있나 생각도 했다. 문득 뽕나무에 암수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을 집요하게 뒤질 것도 없이 '뽕나무 암수'를 검색어로 넣으니 바로 답이 줄줄이 나온다. 나만 몰랐단 말인가! ▣ 뽕나무 기르기

호박

세 그루 중에서 하나는 죽고 둘이 남았다. 죽은 한 그루는 사고로 운명을 달리했다. 옮겨 심고 나서 잘 자라고 있었는데 이유를 알 수 없는 사고로 순이 잘라져버렸다. 사람이 밟은 것 같기도 하고 벌레 짓인 것 같기도 한데 이유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어쨌든 한동안 버티기는 하더니만 오랫만에 가보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주변에 잡초가 무성해졌는데 아마도 잡초들에 치여서 버티기 조차도 힘에 부쳤던 모양이다.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기 시작하면 순을 잘라줘야 더 많은 호박이 열리는데 순이 딱 하나 뿐인 어린 나무는 그 순이 잘리면 옆에서 새 순이 나오지 못하고 죽고 마는 것 같다. 아쉽지만 두 그루만 잘 자라도 우리 먹을 만큼은 충분히 난다. 햇빛이 부족한 위치라서 어떨지 모르겠지만 올 여름엔 호박 구경을 ..

휴대폰 카메라

▣ 100배 줌, 어불성설? 아직은 DSLR에 견줄만한 정도는 못되지만 휴대폰 카메라 성능이 매우 좋아졌다. 최신형 핸드폰 광고에는 '100배줌'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사실 오랫동안 DSLR을 써온 사람으로서 '100배 줌'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지나친 과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찍는다든가, 애완 동물을 예쁘게 찍을 수 있다는 것까지는 그렇다치더라도 100배줌이라니? 디지털로야 얼마든지 확대가 가능하지만 카메라에 달린 작은 렌즈로는 광학적인 줌은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표준 렌즈인 캐논 50mm(F1.2)렌즈는 모두 15매(9군)의 렌즈로 구성되어 있다. 보급형인 50mm(F1.8)렌즈 조차도 6매(5군)의 렌즈로 구성되어 있다. 줌 렌즈는 더 많은 렌즈를 필요로 ..

明朗奮鬪(명랑분투)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 한쪽 벽에 커다란 태극기가 걸려 있다. 어지럽게 '낙서'가 되어있는데 자세히 보면 하나같이 명필들이 모여있다. 일제와 싸우던 독립군들이 적어 놓은 결의의 글들이다. 태극기를 앞에 놓고 결연하게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는 장면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한 귀퉁이 쓰여있는 '明朗奮鬪'라는 글귀다. '明朗奮鬪" '명랑분투, 기쁘게 떨쳐 나가 싸우자' 목숨을 내놔야 하는 그 길은 한 인간으로서는 두려운 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독립이라는 큰 희망을 실천하는 그 길은 '기쁜' 길이기도 했으리라. 개인이 삶이 아니라 민족적 삶으로 자신을 자리 매김해야만 나올 수 있는 기쁨이다. 이 글귀는 비장함과 함께 한편으로는 왁자지껄 유쾌한 분위기도 전해준다. 희망은 사람을 유쾌하게 ..

5월 초, 고추 호박 상추 심기, 머루와 블루베리 영상

▣ 모종은 딱 두 종류만 작년 씨앗들이 떨어져서 올해는 모종을 살 필요가 거의 없다. 개량종의 씨앗을 심으면 진화된 형질이 나오지 않고 원래 형질이 나와서 품질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다. 품질은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저절로 나온 싹들을 키워보기로 했으니 새로 모종을 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