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그루 중에서 하나는 죽고 둘이 남았다. 죽은 한 그루는 사고로 운명을 달리했다. 옮겨 심고 나서 잘 자라고 있었는데 이유를 알 수 없는 사고로 순이 잘라져버렸다. 사람이 밟은 것 같기도 하고 벌레 짓인 것 같기도 한데 이유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어쨌든 한동안 버티기는 하더니만 오랫만에 가보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주변에 잡초가 무성해졌는데 아마도 잡초들에 치여서 버티기 조차도 힘에 부쳤던 모양이다.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기 시작하면 순을 잘라줘야 더 많은 호박이 열리는데 순이 딱 하나 뿐인 어린 나무는 그 순이 잘리면 옆에서 새 순이 나오지 못하고 죽고 마는 것 같다.
아쉽지만 두 그루만 잘 자라도 우리 먹을 만큼은 충분히 난다. 햇빛이 부족한 위치라서 어떨지 모르겠지만 올 여름엔 호박 구경을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