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의 지리환경/산지(천안)

만뢰산(萬籟山)

Geotopia 2015. 6. 6. 10:28

<금북정맥과 만뢰지맥  *원도: Daum지도>

 

  만뢰산은 충청남도 천안시 병천면과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백곡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정상의 해발고도는 611.7m로 진천군에서 가장 높으며 차령산지 내의 대표적 침식분지인 진천읍의 서북쪽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진천군과 이천-안성의 경계를 이루며 이어지는 한남금북정맥 및 금북정맥의 본줄기와는 떨어져 있는 산줄기로서 금북정맥의 서운산(안성, 547.4m)에서 남서진하다가 경기도와 충남, 충북의 경계가 되는 엽돈재(340m)에서 남동쪽으로 갈라진 산줄기에 속한 산이다. 이 산줄기가 진천과 천안의 경계를 이루며 이어지다가 엽돈재에서 약 8km지점에서 기를 모아 만들어 놓은 것이 만뢰산이다. 이 산줄기는 계속 남동쪽으로 이어져 한줄기는 진천분지 남쪽, 분지의 출구에 해당하는 문백면에서 끝을 맺는다. 또 한 줄기는 진천군 문백면과 천안시 동면의 경계부에서 끝을 맺고 또 한줄기는 오창면에서 끝을 맺는다. 유역은 모두 미호천으로 합류하여 금강으로 유입한다.

  차령산지의 시작에 해당하는 진천은 차령산지 내부에 들어있는 전형적인 침식분지로 산지와 내륙 평야가 만나는 위치여서 옛날부터 사대부들이 선호하는 위치가 되었다. '生居鎭川'이라는 진천의 표상은 이러한 자연환경적 배경에서 등장한 것으로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의 풍수상의 명당일 뿐만 아니라 산지의 산물과 평야의 산물이 모여드는 경제적으로도 매우 유용한 위치였기 때문이다. 또한 북쪽으로 경기도 이천, 즉 근기(近機)권과 이어지고 있으므로 또한 사대부들이 선호하였다.

 

<만뢰산에서 서북서쪽을 바라보면 금북정맥의 본줄기가 보인다. 사진의 뒷쪽 줄기가 바로 금북정맥의 본줄기로서 가운데 움푹 들어간 곳이 천안북면과 입장면을 연결하는 '부수문이고개'이고 왼쪽 높은 곳이 위례산(524m)이다. 안성의 서운산에서 갈라진 금북정맥은 사진의 오른쪽으로 1.5Km정도에 위치한 엽돈재에서 금북정맥 본줄기와 지맥(사진의 앞쪽 산줄기)으로 갈라져 그 지맥이 이곳 만뢰산에 이른다. 이 일대의 산지는 여주-이천-안성-천안으로 이어지는 북부 화강암지대와 진천-증평-천안으로 이어지는 남부화강암 지대 사이에 자리잡은 전형적인 편마암 산지이다. 금북정맥은 '우물목고개'(사진 왼쪽 낮은 부분)를 거쳐 '성거산'(579.1m, 사진 왼쪽 끝 높은 곳)-'태조봉'으로 이어진다.>

 

<금북정맥에서 만뢰지맥이 분기하는 지점의 표지판  *2014.4.12>

 

  편마암 산지의 전형적인 특징인 협곡이 발달하고 풍화층은 얕지만 미세한 입자로 이루어진 토양층은 비옥도가 높아 활엽수림이 발달한다. 이러한 조건은 삼국시대 세 나라간의 세력 다툼이 심했을 무렵 이곳을 중요한 방어기지로 활용하는데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 이 일대에서 가장 높은 산지였던 만뢰산은 주변에 대한 조망이 양호하며 좁은 협곡을 이용하여 방어전략을 펴기에 유리하였고, 또한 편마암 산지의 특징으로 식생이 발달하기 때문에 비교적 물이 풍부하였을 것이다.(만뢰산성 안에 우물이 있었다고 전한다)

<활엽수림 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활엽수림 너머로 보이는 만뢰산 정상>

 

 이 만뢰산성은 김유신의 아버지로 만노군(萬弩郡:진천군) 태수로 있던 김서현(金舒玄) 장군이 쌓았다고 하는데 만뢰산 남쪽의 깊은 협곡 중간 태령산 남쪽 기슭에는 김유신장군 탄생지가 있다. 계곡의 안쪽으로는 보현골이라는 작은 마을과 목탑양식으로 유명한 보탑사가 자리를 잡고 있고 협곡을 막은 저수지(연곡제)가 그 아래쪽에 자리를 잡고 있다. 산에는 참나무류의 활엽수림이 주로 자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은 또한 참숯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이 또한 편마암 산지의 특징인데 토양 침식이 상대적으로 심한 산등성이 부분에만 척박한 토양에도 잘 견디는 소나무류가 일부 자생하고 있다.

 

 

<정상을 향하는 능선의 소나무>

 

<협곡 중간에 자리잡은 연곡제>

 

  정상을 오르는 길은 오르락 내리락 하는 작은 봉우리들의 연속으로 마치 작은 지리산을 떠올리게 한다. 좁고 긴 협곡을 감싸고 도는 능선을 따라 등산로가 나 있기 때문이다. 이 일대는 전의이씨(全義李氏)의 종중산으로 산지 중간 중간에는 오래된 무덤들을 많이 볼 수가 있는데 모두 전의이씨의 무덤들이다.

 

 

<정상부근에 일부 나타나는 편마암>

 

<보탑사 뒷편의 낙엽송 숲>

 

  산 정상에는 넓직한 헬기장과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등산로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 썩 좋은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정상에서 동쪽으로는 백곡저수지와 그 오른쪽으로 멀리 진천읍이 보인다. 서북서쪽으로는 금북정맥의 본줄기가 보이고 서남서쪽으로는 천안의 아홉싸리 고개에서 금북정맥으로부터 남쪽으로 갈라져 내려온 흑성산이 보인다. 첩첩산중 산줄기와 협곡이 발달한 편마암 산지들의 연속인 가운데 남쪽으로 병천 시내가 조그맣게 보인다.

 

<정상 동쪽의 백곡저수지>

 

<정상에서 바라본 흑성산>

 

<남쪽으로는 병천시내가 보인다>

 

<보탑사 통일대탑>

 

* 답사일: 2004.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