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청양

청양: 생활권을 가른 충남의 알프스

Geotopia 2022. 6. 15. 15:31

▣ 작지만 여러 생활권으로 나뉘는 지역

 

  *사례1: 청남면 사람들은 금강 너머 탄천중학교(공주시 탄천면)를 다녔다.

  *사례2: 운곡면 사람들은 신양천(무한천 상류)을 따라 신양중학교(예산군 신양면)를 다녔다.

  *사례3: 화성면 사람들은 광천장이나 대천장을 다녔고, 지금도 대천으로 물건을 사러 간다.

  *사례4: 정산고등학교 통학생 중에는 청양 학생보다 공주 학생이 더 많다. 

 

  작은 군이지만 4개의 서로 다른 생활권이 합쳐진 곳이 청양군이다. 대부분은 금강의 지류(지천, 잉화달천, 치성천) 유역에 속하지만 금북정맥을 경계로 무한천(삽교천의 동쪽 지류) 유역에 속하는 지역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같은 금강 유역에 속하더라도 지류를 가르는 높은 분수계 때문에 교류가 많지 않았던 지역도 있다. 행정구역의 규모가 작았던 조선시대에는 하천 유역권을 따라 행정구역이 나뉘는 경향이 강했으므로 조선시대 행정구역을 살펴보면 청양군의 문화적 특성을 조금은 짐작할 수가 있다.

  청양군은 19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오늘날의 영역을 갖게 되었는데, 조선시대의 홍주목 일부(화성면, 비봉면/무한천 유역), 청양현(지천 중상류 유역), 정산현(칠갑산 동쪽의 잉화달천 유역, 치성천 유역)의 거의 대부분, 그리고 부여현 일부(지천 하류의 장평면 일대)가 합쳐져 청양군이 되었다.

 

청양군의 하천 유역권

 

  ▶금북정맥이 지나는 청양: 광천권, 대천권에 속하는 화성면

 

  화성(化城)면은 조선시대 화성면과 흥구향(興口香)면으로 모두 홍주목에 속해 있었으며, 비봉면은 역시 홍주목 소속의 얼방(乻方)면과 청양군 서상(西上)면이었다. 수계로 보면 무한천의 상류 지역으로 조선시대에는 대흥군, 지금은 예산군과 연결되어 있다. 비봉면은 청양읍과 접하고 있기 때문에 청양의 영향권에 가까웠지만 화성면은 금북정맥이 지형 장벽으로 작용하여 청양읍과는 왕래가 불편했으므로 광천(홍성군)이나 대천(보령시)과 주로 교류하였다. 광천이 쇠퇴한 지금은 대부분 주민들이 대천으로 물건을 사러 나간다.

 

<동여도>에 표시한 청양군 경계. 청양현, 정산현과 함께 홍주목의 일부와 부여현의 일부가 포함된다.

 

♣ 여기서 잠깐! 깨알 지적질

  '위대한' <대동여지도>지만 오류가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위 지도에서도 일부 오류가 보인다(위 지도는 <동여도>지만 대동여지도 필사본으로 같은 오류가 나타난다.). 홍주목에 속해있는 화성면, 흥구향면, 얼방면이 삽교천 상류로 표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 일대는 모두 무한천 유역에 속하여 예당저수지로 흘러든다. 삽교천과 무한천의 분수계는 오서산 남쪽에서 갈라진 산줄기로 봉수산(대흥군 진산)을 거쳐 용산(추사고택 뒷산)에 이른다. 그러므로 위 지도에서 용곡역 북쪽 산줄기는 백월산과 연결되어야 하며(백월산도 지금의 백월산과 다른 곳에 표기되어 있는데 이것은 지명이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오류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천은 위 지도로 본다면 백월산(白月山)과 구봉산(九峰山) 사이로 빠져 나가야 한다. 

 

▶문화권을 가른 충남의 알프스: 정산면은 공주권

 

  조선시대 정산현은 칠갑산 줄기를 경계로 청양현과 경계를 이루었다. 칠갑산은 '충남의 알프스'라는 별명처럼 산이 높고 연속성이 강하여 문화적 경계 역할을 충실하게 하였다. 칠갑산 줄기는 조선시대 청양현을 아우르는 지천 유역의 동쪽 분수계로서 정산현과 청양현을 분리하는 역할을 하였다. 정산현은 잉화달천 유역(남서쪽)과 치성천 유역(북동쪽)으로 나뉘는데 이들은 모두 칠갑산을 분수계로 하여 청양현의 동쪽에 있다.

  이러한 지형적 조건의 영향으로 정산은 청양읍과는 다른 생활권을 갖고 있다. 정산면 사람들은 예전부터 청양장(3, 8일)보다는 공주장(1, 6일)을 더 많이 다녔고, 학생들은 공주나 대전으로 유학을 했다. 청양읍 사람들이 홍성으로 유학을 많이 했던 것과 뚜렷하게 다른 경향이다. 시내버스 배차도 공주쪽이 청양쪽 보다 많다. 교통이 발달하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화되어 지금은 거의 공주 생활권에 속하게 되었다. 

 

▶금북정맥의 북쪽 : 운곡면은 예산권

 

  운곡면은 금북정맥 너머 무한천 유역에 있다. 조선시대에도 운곡면은 청양현에 속해 있었는데 행정명은 북하면과 북상면이었다. 이 일대는 예당저수지로 흘러 들어가는 신양천의 상류 지역으로 지형 장벽 없이 예산군 신양면과 붙어 있다. 따라서 운곡면 일대는 지금의 예산군과 문화적 동질성이 강하다.

 

▶지천의 하류 유역은 부여였다.

 

  지천 유역은 청양읍을 비롯하여 남양면, 대치면 전 지역과 장평면의 대부분을 아우른다. 지형상 문화적 동질성이 잘 만들어질 수 있는 구조이다. 그런데 지천의 하류지역은 조선시대 부여현에 속했다. 지금도 하류의 지천은 부여군(은산면)과 청양군(장평면)의 자연 경계이다. 실제로 지천 유역의 남쪽에 속하는 남양면, 장평면은 부여와 교류가 많았다. 지천 유역은 아니지만 장평면과 이웃한 청남면도 부여(또는 공주)와 교류가 많았다.

 

금정역(남양면 금정리) 일대도 부여와 교류가 많았음을 알 수 있다.

 

▣ 답사 주제

 

▶ 용곡역터: 생활권 지도, 대동여지도

  -무한천(삽교천 유역권)

  -내포문화: 채제공(남인, 실학), 천주교(정약용, 이존창, 줄무덤, 최양업)

  -역원취락

  -정약용

 

▶ 공덕고개: 생활권 지도, 산경도

  -금북정맥: 생활권의 경계

  -분수계와 산경

 

▶ 구봉광산: 구봉광산 일대 지질도

  -지질구조

  -광산촌락의 변화

 

▶ 금정역터: 생활권 지도, 1916지형도(청양), 대동여지도(동여도), 1872지방지도(청양현)

  -백제문화권

  -금정역의 이동

 

▶ 칠갑호: 충남 지질도, 음영기복도

  -지질구조와 지형

  -저수지 입지

  -분수계: 청양현(지천)/정산현(치성천, 잉화달천)

  -靑陽: '푸른 햇빛'은 충남의 알프스의 상징. 잉카블루.

 

▶ 백제문화체험박물관

  -백제(부여)권: 가마터, 백제성, 부흥운동(두릉산성)

  -의자왕과 금정

  -웃다리농악 발상지

  -구봉광산

  -기타: 채제공, 이응로 

 

▶ 까치내: 음영기복도, 1872지방지도(청양현), 충남지질도

  -산지곡류

  -인구감소와 전원마을

  -웃다리 농악 발상지

 

▶ 왕진나루: 1872지방지도(정산현), 생활권 지도

  -부여권

  -도로 교통 발달과 수로 교통 쇠퇴

 

▶ 서정리 9층석탑: 생활권 지도, 대동여지도(동여도)

  -공주권: 치성천 유역, 유양도(이인도 속역)

  -신라말 고려초 호족 세력의 본거지(?)

 

▣ 답사 경로

 

09:00 다산 유적(화성면 용당리) - (채제공사당) - 09:40 공덕고개 - 10:20 구봉광산 - 11:00 옛 금정역 터(남양면 금정리) -  12:00 점심(칠갑호반 농부밥상) - 식사 후 칠갑호 전망대 - 13:30 백제문화체험관 - (15:00 천진교 교당) - 15:50 왕진나루 - 16:30 서정리 9층석탑

 

▣ 지도

 

-청양 지형도(1918)

-부여 지형도(1916)

-1872지방지도(청양현)

-1872지방지도(정산현)

-청양 생활권 경계 표시: 음영기복도

-음영기복도: 충남 남부

-충남 지질도

-구봉광산 일대 지질도

-대동여지도

-동여도

-산경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