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사람들/삶과 지리

걸어서 평양 속으로

Geotopia 2019. 9. 7. 14:35


  전 세계를 돌아다닌 '걸어서 세계 속으로' 프로그램이 평양을 갔다. 고작 서너시간이면 가는 평양을 무려 160여개 국을 돌아다닌 끝에 겨우 걸었다니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너무 반갑다. 직접 가볼 수는 없지만 이렇게라도 볼 수 있게 되었으니 그것만이라도 어딘가! 이렇게 간접적으로나마 평양을 접하다 보면 멀지 않은 시간 안에 직접 가볼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부풀어 오른다.


  욕 먹을 소리일 수도 있지만 '통일'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북 어느 쪽으로 '흡수'되는 것이 '통일'이라면 말이다. 왜냐하면 어느 쪽으로든 '흡수'는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대신에 '교류'가 옳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와 교류를 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 베트남은 물론이고 쿠바와도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북한과는 교류가 불가능하다니 이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가! 정치적 관계는 쉽게 풀기 어려운 상태지만 경제, 문화 교류는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둘이 합쳐지는 것이 '100% 통일'이라고 규정한다면 위 영상에 나오는 축구 대표단 교류는 '몇 %의 통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0.1퍼센트, 1퍼센트? 통일이 꼭 100%일 필요가 있을까? 0.1%이든, 1%이든 그것이 통일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서로 왕래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통일이다.

  그리고 0.1%가, 1%가 쌓이다 보면 통일이 되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서로 충격을 받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는 날이 천천히, 하지만 틀림없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