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더욱 잘 보인다: 뉴질랜드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북섬의 화산, 남섬의 빙하, 그리고 서안해양성기후.

  그 바탕 위에서 농목업과 관광산업이 발달하였다. 그렇다면 그 '바탕'을 알아야 뉴질랜드를 더 정확히,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지질, 지형, 기후 등등. 딱딱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눈과 귀를 기울여보면 재미있는 구석이 의외로 많다. 뉴질랜드를 보다 의미있게 보려면 우선 뉴질랜드라는 땅이 만들어진 과정을 알아야 한다. 뉴질랜드가 만들어진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고 가자.

▣ 캄브리아기 이후에 만들어진 퇴적층과 화산

 -1단계: 5억년 전~3억7천만 년 전(고생대 캄브리아기~데본기)

   5억 년 전~3억8천만 년 전(캄브리아기~오르도비스기)에 뉴질랜드는 곤드와나대륙(오늘날의 오스트레일리아, 인디아, 남극,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으로 이루어져 있던 대륙으로 시원생대에 만들어진 안정지괴이다)의 말단부에 있던 얕은 바다와 화산섬이었다. 곤드와나대륙과 이어진 바다에는 퇴적이 계속되고 있었다. 가장 오래된 이 땅은 오늘날 남섬 서쪽 해안 지역에 분포한다. 이 땅은 3억7천만 년 전(실루리아기~데본기) 태평양판과 곤드와나대륙판의 충돌로 수면 위로 밀어올려지면서 곤드와나에 붙었다.

 -2단계: 3억년 전~1억3천만 년 전(고생대 석탄기~중생대 백악기)

   이 시기에는 오늘날 동부지역이 주로 만들어졌다. 고생대 말에서 중생대 초에는 고생대와 마찬가지로 연안에 퇴적 작용과 화산활동이 계속되었다. 1억3천만 년 전에는 다시 판의 충돌에 의하여 해양퇴적층과 화산섬이 융기하여 곤드와나대륙의 말단부에 연결되었다.

 -3단계a: 8천5백만 년 전~6천만 년 전(중생대 백악기~신생대 제3기)

  8천5백만 년 전 태평양판의 섭입으로 곤드와나의 끝에 붙어있던 퇴적층 및 화산암이 분리되어 태평양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마치 일본열도가 동해지각이 확장하면서 아시아대륙 말단부에서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 것과 비슷하다. 6천만년 전(신생대 제3기)에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사이에 바다(타스만해)가 거의 완성되었다.

 -3단계b: 2천5백만 년 전(신생대 제3기 올리고세) 이후

  2천5백만 년 전에는 곤드와나에서 떨어져 나온 땅의 대부분이 물에 잠겼다. 그러나 2천3백만 년 전(신생대 제3기 플라이오세)에는 태평양판의 섭입에 의해 융기와 함께 화산활동이 일어났다.

  신생대 제4기(160만 년 전)에는 하천 및 빙하의 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났는데 특히 남섬의 남서부지역과 서던알프스 일대에 활발한 빙하 작용이 일어났다.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1만 년 전 이후에는 빙하의 후퇴로 다양한 빙하지형이 노출되었다.

[Jocelyn Thornton, 2009, The field guide to New Zealand Geology, Penguine group, Auckland. p.29]

▣ 요약

  뉴질랜드는 우리 한반도와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땅이다. 한반도는 주로 캄브리아기 이전(Pre-Cambrian, 先캄브리아기)에 만들어진 땅이라면 뉴질랜드는 반대로 그 이후에 만들어진 땅이다. 고생대 캄브리아기를 경계로 지구는 암석, 생태계 등 여러 차원에서 큰 변화를 맞이했다. 대기권, 수권 등이 안정되면서 생명체가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퇴적작용, 화산활동 등 다양한 암석 형성작용이 일어났다. 캄브리아기 이전에도 이런 작용이 있었지만 워낙 오랫동안 열과 압력을 받아서 암석들이 원래의 모습을 잃고 변성되었으며 대부분 안정된 땅이 되었다. 한반도가 전형적인 안정지괴인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뉴질랜드는 한반도와는 달리 캄브리아기 이후에 만들어진 땅이기 때문에 많은 화석들이 곳곳에서 발견이 되며 지진, 화산이 활발한 불안정한 땅을 이루고 있다. 남섬에는 퇴적층과 오래된 화산암이 섞여 분포하며 북섬에는 비교적 가까운 과거에 만들어진 화산이 발달한다. 남섬의 남단부에는 빙하기의 유산인 빙하지형이 발달하며 서던알프스의 고산지에는 지금도 활동중인 빙하가 있다.

[남섬 캐슬힐(Castle Hill) 일대에는 신생대 제3기에 만들어진 석회암이 분포한다]

[뉴질랜드 형성 과정 *자료: GNS Science(https://www.gns.cri.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