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기&여행기&답사자료/뉴질랜드, 2주일로 끝장내기

프롤로그: 뉴질랜드, 2주일이 딱이다

Geotopia 2018. 12. 22. 15:08

▣ 여행, 2주일이 적당하다


  '해외 여행'이 흔한 일이 되었지만 직장생활을 하는 보통 사람에게 해외 여행은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니다. 여행 자체를 엄두 내기도 어려운데 일정이 긴 여행은 더욱 무리가 따른다. 몇 달씩 해외 여행을 하는 마니아들이 꽤 많지만 실제로 주변에서 그런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 것을 보면 일정이 긴 여행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그림의 떡' 같은 얘기일 뿐이다. '몇 달쯤이야!'하면서 긴 여행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고 보면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실현 가능한 시간 안에서 서운하지 않게 여행지를 돌아볼 수 있는 선택. 

  보통의 직장인들에게 허락되는 가장 긴 시간은 10일 안쪽이라고 한다. 앞 뒤로 주말 끼고 1주일이다. 실제로 그래서 9일짜리 여행 상품들이 많다. 하지만 자유여행을 꿈꾼다면 10일로는 서운하다. 조금 무리를 해서 욕심을 더 내 보면 2주일 정도는 어떻게 되지 않을까? 사실 우리도 여러가지 원인으로 2주일 이상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 20일 정도로 계획을 세웠다가 최대로 짜낼 수 있는 시간인 2주일, 15일짜리 여행으로 수정했다. 2주일, 지나고 보니 실현 가능한 시간이면서 크게 아쉬움이 남지 않는 시간이었다. 호기심과 피로감이 적절한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시간이라고 할까?


▣ 집약적인 여행지 선택


  하지만 2주일의 시간을 확보했다고 해도 그 시간 안에 한 나라를 샅샅이 돌아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무리 작은 나라라고 할지라도 2주일이면 충분한 시간은 아니다. 10만㎢ 남짓한 우리나라도 여태 '전국 일주'라는 것을 못 해본 나의 경험으로 보면 그렇다. 그러므로 2주일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여행지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지의 선택에는 주관이 개입된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가장 매력적인 여행지를 선택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행 전에 철저하게 여행지를 조사 연구해서 집약적으로 답사지를 선택해야 한다. 어떻게 선택해도 낯선 나라를 완벽하게 훑어볼 수는 없으므로 자신의 관점으로 여행지를 잘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선행 과제이다. 2주일에 맞춰 대표적인 여행지들을 고르는 것도 색다른 재미이다.


▣ 드라이빙이 답이다


  2주일의 시간을 확보하고 여행지를 집약적이고도 의미있게 선정했다고 해도 또 한 가지 숙제가 남는다. 교통수단이다. 2주일 여행을 대중교통으로 한다면 여행의 공간적 범위가 매우 좁을 수밖에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현지 사람들을 만나는 등 문화적 경험을 더 많이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기차나 버스 등 대중교통은 기본적으로 대기 시간 때문에 이동 속도가 느릴 뿐만 아니라 각각의 여행지에 대한 접근성도 떨어진다. 또한 여행의 묘미라 할 수 있는 계획하지 않았던 여행지를 갈 수 있는 시간 운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드라이빙이 답이다. 2주일 정도 손수 운전을 하면서 여행을 하면 상당히 긴 거리를 여행할 수 있으며 대중교통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도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다. 중간중간 계획에 없던 곳에 들를 수 있는 매우 매력적인 덤도 있다. 


▣ 뉴질랜드, 2주일 드라이빙으로 완전 정복!


  뉴질랜드,

  면적이 270,692㎢로 한반도 면적 보다 더 넓은 나라이다. 남한과 비교하면 얼추 세 배 가까이 되는 '큰' 나라이다. 게다가 남섬과 북섬, 두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동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 이런 나라를 샅샅이 돌아 보려면 사실은 몇 달로도 모자랄 것이다. 하지만 2주일로 전국을 누비는 것이 가능한 나라이기도 하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다. 많은 지역을 과감히 포기하고 선택을 해야 하는 '아픔'이 따른다. 다행스럽게도 뉴질랜드는 인구가 약 475만 명(2018)에 불과하여 큰 도시가 많지 않다. 즉, 자주 차를 멈출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하루 동안 300여km를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 여행에서는 가장 길게는 500여km를 이동하기도 했다.

  우리의 여행이 가장 좋은 여행지만으로 짜여진 것은 아니다. 선택의 순간마다 주관적인 판단이 많이 작용하였고 실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와 경로를 먼저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50대 후반의 지리교사인 나와 갓 군대를 제대한 20대 초반의 공학도 아들이 함께 만족했던 여행이었다. 세대와 전공을 초월했다고 할까? 그렇다면 보편적인 경로라고 해도 큰 무리가 없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손수 운전으로 뉴질랜드 여행,

  2주간의 환상 여행을 떠나보자. 화산과 빙하, 그리고 서안해양성기후의 나라로!


[Wakatipu호와 Queens 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