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만 나타나서 채소를 몽땅 뜯어먹는 도깨비같은 놈이 있다. 그동안에는 겨자채를 주로 뜯어 먹어서 달팽이 유인제를 뿌렸더니 조금 줄어 들었었다. 하지만 겨자채를 뜯어먹는 범인이 달팽이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달팽이는 야행성이라고 하지만 낮에도 발견이 되는데 그동안 화분 밖에 떨어져 있는 껍질 달팽이 한 마리 밖에는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녀석은 대체 어떤 놈일까? 범행을 저지른 모양으로 보아 이 녀석은 분명히 겨자채 뜯어먹던 놈과는 다른 녀석이다. 밤에 활동하기로는 겨자채 뜯어먹는 놈과 똑같지만 식성이 얼마나 좋은지 겨자채 범인의 실력은 장난에 불과하다. 밤새 상추 한 포기를 절단을 냈다. 게다가 이 녀석은 곳곳에 시커먼 배설물을 남긴 것이 특징이다.
[배설물만 남기고 밤새 상추를 몽땅 다 뜯어먹었다]
친구들에게 물었더니 배추벌레라고도 하고 나방벌레라고 하는데 아무리 뒤져봐도 자취를 발견할 수 없는 것이 낮에는 흙 속에 숨에 있다가 밤에만 나오는 모양이다. 뿌리 근처를 꼬챙이로 살살 파헤쳐 보라는 신농 남필우 말에 따라 열심히 파헤쳐봤지만 자취가 전혀 없다. 도석이는 배추벌레가 틀림 없다며 먹는 것을 포기하라고 하고, 인간 김종연은 같이 살란다ㅠㅠ
결론은 농약 신세를 지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 손바닥만한 화분에 농약이라니… 작년에 쓰던 진딧물 약을 뿌려보기로 했다. 살충제가 따로 없어서.
군대 들어가기 전 훈련병들 머리 깎듯이 채소 잎을 모두 땄다. 며칠 딸 수 없으니 미리 따 두는 것이다. 냉장고에 넣어두고 꺼내 먹으면 된다. 그리고 저녁때 진딧물 약을 집중 살포. 과연…
[아침에 체포한 녀석들. 나방벌레는 여전히 쌩쌩하다. 녀석들 똥이 있는 식물 아래를 파헤쳐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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