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기&여행기&답사자료/거문도

여수, 거문도[Ⅴ]

Geotopia 2016. 9. 8. 10:23

▶ 답사일 : 2016. 8.18(목) ~8.19(금)


▶ 일정  

  *18일: 천안아산역 출발(07:45) - 여수엑스포역 도착(10:11) -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 도착(10:30) - 승선표 매표(12:40) - 점심 식사(13:00) - 여수항 출발(13:40 - (나로도- 손죽도-초도-거문도 서도 경유) - 거문항 도착(고도,16:00) -  동도 방파제(16:25) - 거문대교(16:40) - 서도분교장(16:50) - 이끼미(이금포)해안(17:00) - 저녁식사(장촌, 17:50) - 1박(고도 거문리)  


  *19일: 거문등대(07:15) - 거문중학교(09:00) - 인어공원 전망대(10:50) - 인어상(11:15) - 녹산등대(11:30) - 점심(고도, 12:50) - 고도 답사 - 거문항 출발(16:30) - 여수연안여객터미널 도착(18:20) - 여천 진남시장(군산수산횟집, 18:50) - 여수엑스포역 출발(23:20) - 천안역 도착(03:11)  *[Ⅴ]편 내용은 빨간 글씨 부분임



▶ 인어공원 산책로: 녹산등대 가는 길


  아직도 할 말이 많이 남은 듯 이야기를 건네는 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녹산등대를 향해 길을 나섰다. 전망대 바로 옆으로 데크가 설치되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날씨는 매우 덥지만 능선 위라서 바람은 시원하다. 가끔 바람이 통하지 않는 곳을 통과하려면 숨이 막힐 지경이다. 될 수 있는한 천천히 걸어서 땀을 방지하려고 노력해봤지만 워낙 날이 덥다.


<인어공원 산책로>


<고도가 낮은 鞍部는 바람이 강하다>


<길은 사람이 만들어 놓은 자연과의 경계다. 사람의 발길이 많지 않으니 자연은 끊임없이 경계를 넘어온다>


<녹동에서 들어오는 훼리가 거문항으로 향하고 있다>


<인어상과 등대가 점점 가까워진다>


<인어상 뒤편으로 대형 여객선이 지나간다. 거문도 북쪽으로 지나는 여객선은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 배일까?>


<지도를 찾아보니 삼천포-제주 항로가 지나간다. *원도: Daum지도>


<인어상 아래에 작은 단구가 보인다. 북북동 방향으로 멀리 보이는 섬은 역만도라는 무인도다>


▶ 신지끼(흰지끼)인어상: 사람을 지켜주는 귀여운 수호신

<신지끼인어상>


<왕자님과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인어가 아니라 섬 사람들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다>


<실제로 본 사람들이 많다는데 신지끼를 보면 무조건 바다에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돌을 던지고 소리를 내어 위험을 알리는 귀여운 캐릭터다>


<인어상에서 바라본 녹산등대>


<인어상에서 바라본 전망대와 거문대교. 바람이 강한 안부에는 나무가 자라지 않는다>


▶ 인어상을 지나 녹산등대로


<암괴가 노출되어 있는데 멀리서 보기에 완정질보다는 유리질이 많아 보인다. 유리질과 완정질이 섞인 반암류다>


<장촌마을이 굽어보이는 전망 좋은 자리에 자리잡은 어느 님의 유택>


<소나무 새 순이 쑥 올라왔다. 활엽수림이 대부분인데 소나무가 있어서 눈에 띈다>


▶ 천선과: 또 하나의 거문도 특산물


  아침에 거문등대를 가는 길에 길바닥에 새까맣게 떨어진 열매가 있었다. 처음 보는 열매인데 길 바닥에 떨어져 발과 바퀴에 밟히고 있으니 먹지 못하는 열매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학교를 돌아볼 때 2층 창문 앞까지 올라온 나무를 가리키며 갑인이가 천선과라고 일부러 알려줬다. 하늘(天)의 선녀(仙)가 먹는 과일이라는데 달콤한 맛이 나서 잼을 만들면 좋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름과 달리 귀하다기 보다는 거문도에는 흔해 빠졌다. 먹어보고 싶었지만 손이 닿지 않아 맛을 볼 수가 없었는데 녹산등대로 가다보니 산책로 옆에 다닥다닥 열매가 달린 나무가 있다. 당연히 먹어봐야 한다.

  먹어보니 작은 무화과라고 해야할 것 같다. 달콤한 맛도 비슷하고 씨가 씹히는 것도 똑같다. 크기가 무화과에 비해 훨씬 작고 검은색이라는 것이 다른 점이다. 녹산 등대에서 내려오다 한 개 따먹어 봤는데 계속해서 손이 간다. 마치 '그만 먹어야지' 생각하면서도 짭짤달콤한 과자 맛에 끌려 봉지에 계속 손이 가는 것과 같다. 실컷 먹었다.

  거문도 해풍쑥과 견줄 만큼 독특한 특산물이 분명하다. 잼을 만들거나 무화과처럼 말리기만 해도 훌륭한 지역 특산물이 되고도 남겠다.


<천선과. 달콤한 맛에 자꾸 손이 간다>


▶ 녹산등대: 사방이 다 보인다


<녹산등대 올라가는 마지막 경사면. 경계를 넘어오는 식물들. 사람 손만 닿지 않으면 자연은 금세 제자리로 돌아간다>


<삼치잡이 배들. 한동안 지켜봤지만 잡는 것을 못봤다. 시장 좌판에서 보면 바다에서 주워 담는 것만 같지만 세상에 쉬운 일이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인력이 부족해서 대부분 혼자서 고기잡이를 한다고 한다. 배를 해류에 흘러가게 해놓고 낚싯대를 드리운다. 낚시로 어느 세월에 고기를 잡아 배를 가득 채운단 말인가!>


<녹산등대에서 동남쪽으로는 인어공원과 거문대교, 그리고 동도가 보인다>


<녹산등대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거문도 전경. 3도가 다 보인다>


<풍덩 뛰어들 뻔 했던 몽돌 해수욕장. 하천 공급물이 거의 없는 곳에 발달한 포켓비치다>


<돌아오는 길>


<동도의 북쪽 끝부분. 고기잡이배들이 바쁘다. 해식애와 포켓비치가 발달한다>


<거문대교와 동도>


<가장 큰 길이지만 오솔길처럼 예쁘다. 대로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어도 빨리 가라고 할 차가 없다>


▶ 주유소가 없다!


  점심시간에 맞춰 거문리로 나온 갑인이에게서 얼른 오라고 전화가 왔다. 나는 백도 유람선 도착 시간인 12:30에 맞춰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배가 안 뜬 줄 벌써 알고 일찍 나온 것이다. 서둘러 가다가 고마운 자동차를 인증샷으로 날리면서 생각해 보니 기름이라도 넣어놔야겠다. 근데 아까 올 때 기억을 더듬어 보니 길 옆에 주유소가 하나도 없었다. 아무래도 번화가인 거문리로 가야할 것 같다. 갑인이가 기다리는 음식점을 지나 거문리 중심가로 들어갔다. 여객선터미널까지 갔지만 역시 주유소가 없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었더니 거문도에는 주유소가 없다고 한다.

  헐~

  다행스럽게도 어느 슈퍼에 가면 살 수 있다기에 찾아갔더니,

  또 헐~

  기름 뚜껑을 열고 통으로 직접 넣어야 하는데 얼마나 들어갈지 알 수가 없다. 내 차라면 게이지를 보고 대략 짐작을 하겠는데 반쯤 남은 기름통에 얼마가 더 들어갈지 짐작을 할 수가 없다. 게다가 파는 단위는 소위 '대두 한 말'이라고 20리터들이 기름통이다. 주인이 할머니신데 아들이 있으면 잘 아는데 하필 어디를 가서 얼마나 들어갈지 자신을 알 수가 없다신다. 그냥 한 통을 넣을까 하다가 혹시 넘치면 통을 가지고 갔다가 나중에 되돌려 드려도 되느냐고 했더니 안 된단다.

  낭패다.

  잠깐 고민에 빠졌는데 됫병으로도 판단다. 그걸로 달래서 넣다보니 자꾸 밖으로 흘러 나온다. 두 번째 병을 넣으려고 하니 할머니가 아무래도 안 되겠다며 병을 뺐어 가신다. 차가 한 대밖에 못 지나가는 길을 막고 기름을 넣으려니 불안하기까지 하다(차가 와서 중간에 두 번 차를 움직여야만 했다). 할머니한테 사정을 해서 겨우 한 병을 더 넣었는데 두 병 주더니 아예 기름 창고 문을 닫아 버리신다. 정말 난감하다.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Ⅵ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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