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밭농사는 바쁘다
밭농사는 바쁘다. 1년 내내 쉴 날이 없다. 여러 종류의 작물을 연속적으로 재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단일 작물을 넓은 경지에 재배하는 경우도 많아졌지만 (☞상업적 농업(고구마 단일 재배) http://blog.daum.net/lovegeo/6780576) 여전히 밭농사는 벼농사에 비해 다양한 작물을 소규모 경지에 나누어 재배하는 경향이 강하다.
예를 들면 4월말 쯤 오이를 심고, 오이가 자라는 동안 5월 경 옆 밭에는 참깨를 심는다. 6월 경 오이 수확이 끝나갈 무렵에 들깨와 옥수수를 심는다. 8월 말경에는 참깨를 수확한 다음 김장배추를 심는다. 10월에는 들깨를 수확하고 김장철에 맞춰 김장배추를 수확한다. 들깨나 김장배추 수확이 끝나면 겨울을 나는 마늘을 심는다.
◆ 하지만 한꺼번에 대규모로 노동력을 투입할 필요는 없다
1년 내내 쉴 날이 없는 대신에 작물 당 경지 규모가 작고, 농가마다 다양한 종류의 작물을 심기 때문에 마을 단위로 한꺼번에 대규모로 노동력을 투입할 필요는 없다. 온 마을이 모두 한 가지 작물(벼)만 심기 때문에 파종, 모내기, 김매기, 수확 등이 온 마을에서 거의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벼농사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래서 밭농사는 대부분 가족 노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 散村
그래서 밭농사가 주로 이루어지는 마을은 굳이 주민들이 서로 가까운 곳에 모여서 살 필요가 없다. 자기 땅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면 농경지에 오고가기가 불편하기만 할 뿐이므로 경지 근처에 사는 게 낫다. 밭농사 지역에 산촌(散村)이 발달하는 이유다.
◆ 북수리 어느 농가의 1년
충남 아산시 배방읍 북수리 어느 농가의 1년을 살펴봤다. 가로120m, 세로 70m 정도 되는 크지 않은 경지지만 1년 내내 매우 집약적인 농업이 이루어진다. 오이·멜론·가지 등 열매 채소, 참깨·들깨·옥수수 등 곡물, 파·마늘·양파 등 양념 채소, 상추·배추 등 잎 채소, 무·감자 등 뿌리 채소까지 없는 게 없다. 대부분 상품 작물로 재배되지만 일부는 가족용으로 재배된다.
- 4월 -
<4월 중순. 하우스 안에 오이가 자라기 시작했고 상추, 파, 감자가 어린 잎을 내밀었다. 작년 가을에 심은 양파와 마늘이 한창이다>
- 5월 -
<5월 초. 노지 오이가 자라기 시작한다>
<5월 초. 비닐하우스에서는 오이가 수확되기 시작했고 감자 잎이 무성하다>
- 6월 -
<6월 초. 오이 수확이 끝나가고 참깨가 한창이다. 참깨는 5월 중순 경에 심었다>
<8월 말 하우스 오이도 수확하고 얼스멜론을 심었다>
- 8월 -
<8월 말. 하우스보다 더 먼저 오이를 수확한 노지에서는 들깨와 수수가 자란다>
<8월 말 주인이 먹을 양인지 가지나무도 몇 그루 자리를 지키고 있다>
- 9월 -
<9월 초. 하우스의 얼스멜론이 꽤 자랐다>
<9월 초. 참깨를 수확한 자리에 김장 배추를 심었다>
<9월 말. 얼스멜론이 제법 굵어졌다>
<9월 말. 하우스 밖의 김장 배추가 제법 배추 티를 갖추었다>
<9월 말. 들깨 밭 옆에 옥수수가 한창이다>
- 10월 -
<10월 중순. 얼스멜론을 수확하고 다음 농사를 위해 거름을 뿌려놨다>
<10월 중순. 노지에는 가지와 배추가 한창이고, 들깨를 수확했다>
- 11월 -
<11월 초. 김장용 배추와 파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11월 초. 호박이 된서리를 맞았다>
<11월 초. 옥수수도 서리를 맞아 잎이 시들어가고 있다>
<11월 초. 들깨대를 모두 거두어 간 빈들. 옆에는 아직 김장배추가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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