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의 지리환경/광덕산

눈 내린 날 광덕산[Ⅰ]

Geotopia 2016. 3. 17. 21:17

▶ 산행 일: 2016.2.29(월)


▶ 경로 : 광덕사주차장-광덕사 일주문-해사동-정상-장군바위-박씨샘-광덕사


▶ 함께한 분들 : 월광


<산행 경로  *원도: Google earth>



▶ 오랫만에 뵙는 질투의 신령님


  2월 마지막 날 눈이 엄청나게 쏟아졌다. 원래 금북정맥을 타기로 했던 날이지만 도저히 갈 수가 없는 상태다. 자연스럽게 광덕산으로 향한다. 우리의 고향이나 다름 없는 광덕산은 언제나 우릴 반겨준다. 어쩌면 광덕산 신령님이 여전히 질투를 하고 계신지도 모른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우리 월광팀이 광덕산이 아닌 다른 산을 가려고만 하면 날이 궂었었다.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 때문에 비를 흠뻑 맞고 8부 능선에서 산을 포기한 적도 있었다. 오서산에서. 근래에는 그런 일이 거의 없었는데 오랫만에 '질투의 신령님'을 보는 것 같아 반갑기도 하다. 어쨌든 눈 내린 날은 광덕산이 제맛이다. 신령님은 아마도 그것을 자랑하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집을 나서서 보니 아파트 정원이 눈으로 하얗게 덮였다>


<가는 길에 눈이 또 내린다. 다행스럽게도 날씨가 아주 춥지는 않아서 길이 얼어붙지는 않았다>


<고드름이 달렸다는 것은 날이 그다지 춥지는 않다는 뜻이다. 흑벽돌 집 처마에 매달린 고드름이 정겹다>


<광덕리 마을길을 지나>


▶ 바닷물을 양동이에 담는 것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 마다 감동이다. 이걸 사진에 담겠다고 욕심을 내는 것은 바닷물을 양동이에 담겠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눈으로 보는 것만 못할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래도 자꾸 셔터를 눌러본다. 눈으로 보는 느낌의 반 만이라도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아마 내 실력에 어느 정도는 만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눈을 가득 머리에 인 향나무가 가지를 내려뜨렸다. 눈 덮인 윗 부분은 눈 내리는 하늘과 이어져 마치 하늘에서 커다란 손이 내려온 것 같다. 셔터를 누르면서도 아니다 싶다.


<눈 덮인 향나무 가지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커다란 손 같다>


<광덕사 입구>



▶ 커지는 산골마을 해사동


  계단 보다는 마을 길이 더 운치가 있을 것 같아 광덕사 입구까지 갔다가 되돌아 온다. 눈발이 제법 굵지만 맞을 만 하다. 해사동으로 돌아서 가는 길, 정말 길을 잘 선택했다. 눈에 덮인 산골 마을을 지나는 맛은 정말 상상했던 것 이상이다.

  '산골 마을'이라면 사람들이 자꾸 떠나서 점점 마을이 작아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근래에 들어서 마을이 커졌다. 전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여럿 이사를 온 모양이다. 눈이 없었더라면 건축 재료든, 색깔이든, '새 집' 표를 냈을텐데 공평하게 눈에 덮여 있으니 그냥 흰 지붕의 집들이 모여 있는 '산골마을'이다.


<해사동으로 들어가는 길>


<등산로 초입에 있는 집이 눈 속에 파묻혔다>


<집터인지 밭인지 알 수 없지만 눈 덕분에 아주 평화로운 평지가 되었다>


<돌담도…>


<목책도, 모두 그림같다>



<눈 터널 앞에서 인증샷>


<전기줄이 엄청나게 굵어졌다>


<마을 길 옆으로 늘어선 집들이 표시나지 않게 숨어 있는 것 같다>


<꼭대기 집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반색을 하며 뛰어 나온다>


☞ 나도 데리고 가요~  http://blog.daum.net/lovegeo/6780746



<집 앞에 드리워져 있는 금줄도…>


<마을을 가로지르는 전기줄도 모두 통통해졌다>


<눈꽃>


<감동을 못 이긴 고니가 마침내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해사동 맨 꼭대기 집. 지은지 얼마 안 된 새 집이다. 눈 치우려면 힘들겠다>


<회장님도 회심의 원샷을 날리시고>


<산 중턱에서 내려다 보이는 마을>



▶ 정상을 향하여


  해사동 길이 계단 길과 만나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길이 이어진다. 지난 겨울에 굴러 떨어졌던 바위를 누군가가 길 옆으로 치워놓았다. 한 두 명 힘으로는 도저히 움직일 수 없는 크기인데 가지런히 길 옆으로 옮겨진 것을 보면 관청에서 여럿이 나와서 처리를 한 모양이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설경은 더욱 절경이 된다. 하지만 카메라로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 겨울에 굴러 떨어진 바위는 길 옆으로 치워졌다>


☞ 동결과 융해에 의한 사면 침식 http://blog.daum.net/lovegeo/6780705



<무게를 못이기고 소나무 가지가 휘어졌다>



<무엇인가를 찍고 싶었던 장면이었는데 이렇게 특징없는 장면이 되고 말았다>


<경사가 완만한 우회로를 내느라고 바위 아래를 팠다. 너무 많이 파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 굴러 떨어질 수도 있겠다. 이 녀석이 만약에 굴러 떨어진다면? 에효~ 상상하기 싫다>


<언뜻언뜻 보이는 정상 능선이 멋지지만 카메라는 야속하게도 앞의 나뭇가지를 더 잘 그려낸다>



<나뭇가지 사이로 하늘이 보인다>


<정상에 가까울수록 눈꽃이 더욱 멋져진다>


<덩치가 큰 편마암 덩어리가 정상 가까이에 있다>



<정상 바로 아래쪽의 설경. 눈이 훨씬 풍성하다>



<정상 직전 인증샷>


▶ 정상


<정상에 올라가는 길에 눈 터널이 만들어졌다>



<정상의 하늘이 무척 파랗다>


<서쪽 산지인 봉수산, 도고산도 하얗게 눈이 덮였다>


<장군바위 방향 능선으로 내려가는 길에서는 해를 볼 수 있다>


▶ 정상-장군바위 능선의 바람길


☞ 광덕산 능선 바람길 http://blog.daum.net/lovegeo/6780747


<이곳은 항상 눈이 많이 쌓인다. 정상에서 장군바위로 가는 능선에서 첫번째로 만나는 작은 봉우리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본다>


▶ 남사면과 북사면에 자라는 나무 가운데 어느 쪽에 눈이 더 많이 쌓일까?


  헷갈린다. 잘 녹지 않는 북사면의 나무에 눈이 더 많이 쌓일 것도 같고, 북사면은 바람에 날리므로 남사면의 나무에 더 많이 쌓일 것도 같다.

  정답은?

  이 날은 남사면의 나무에 훨씬 많은 눈이 쌓였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북쪽의 나무에는 눈이 잘 쌓이지 않았던 반면에 바람의 영향을 적게 받는 남쪽의 나무에는 눈이 많이 쌓인 것이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날씨가 매우 춥고 눈이 많이 오지 않을 경우에는 추운 북쪽의 나무에 상고대 형태로 더 많은 눈이 쌓인다.


<앞 봉우리의 남쪽(사진 오른쪽)은 나뭇가지에 눈이 하얗게 쌓인 반면 북쪽은 그렇지 않다. 바람 탓이다>


<2016.2.15. 날씨가 엄청나게 추웠던 이날에는 북쪽 나무에 상고대 처럼 눈이 얼어붙었다>


☞ 비정상적인 날씨의 매력  http://blog.daum.net/lovegeo/6780704


▶ 능선길의 이모저모


<평평한 곳에는 이렇게 여러 개의 바람길이 생긴다>


<정강이까지 빠질 만큼 많은 눈이 쌓였다>


<썬글라스가 멋진 고니>


<정상의 능선은 기온이 낮아 눈이 얼어붙었다>


<위에서 찍었더니 고니 키가 짜리몽땅해졌다>


<무게를 못이기고 부러진 나뭇가지>



<鞍部에 발달한 바람골>

<머리 위 나뭇가지가 마치 어사화 같다^^>



<나무를 중심으로 회오리가 생겨서 눈이 나무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쌓인다>



<눈이 몰려 쌓인 곳들>



☞[Ⅱ]편에 계속 http://blog.daum.net/lovegeo/6780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