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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에 폭설 피해가 큰 이유

Geotopia 2015. 11. 27. 13:00

  '눈'으로 유명한 지역은?

 

  강원도 동해안, 대관령 일대가 맨 먼저 떠오른다. 울릉도나 덕유산 일대도 유명한 곳이다. 연신적설량도를 보면 대관령을 중심으로 강원도가 가장 눈이 많이 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울릉도의 강설량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 그 다음으로는 전라북도 해안지역의 강설량이 많다.

 

 

  강설량의 분포를 생각할 때 당연히 폭설로 인한 피해도 강원도가 가장 클 것이라고 생각된다.

 

  과연 그럴까?

 

  아래 도표를 보면 강원도의 폭설 피해는 의외로 상당히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충청도, 특히 충청남도의 폭설 피해가 가장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전남, 전북, 충북 순으로 폭설 피해가 많다. 충청남도는 강원도나 전라북도에 비해 눈이 내리는 양이 많지 않은데 피해액은 훨씬 크다.

 

  왜 그럴까?

<시&middot;도별 폭설 피해액>

 

 

  폭설 피해란 무엇일까? 폭설 피해를 이야기 하기 전에 먼저 폭설 피해의 내용을 알아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들로는 주거 및 농업시설 파괴, 농작물 피해, 도로 등 사회 간접자본 파괴, 차량사고 등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충청남도에서 특히 많이 발생한다는 얘기이다. 이런 일들이 충청남도에 유독히  많이 일어나는 이유가 도대체 뭘까?

 

  첫째는 산업시설, 특히 농업시설 및 농작물과 관련이 있다.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강원도는 우선 충청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농업이 발달하지 않는다. 경지 면적이 좁기 때문에 농업 시설이 그만큼 적다. 고랭지 농업으로 특화되어 있지만 여름 작물이다. 즉, 겨울에 폭설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작물의 재배가 많지 않다. 반면에 충청남도는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시설재배가 많다. 이외에도 축사(한우, 젖소, 돼지, 닭 등 축산물 생산이 많다), 인삼재배 시설(금산 뿐만이 아니라 충남 전역에 걸쳐 인삼이 많이 재배된다), 김 양식장 등 폭설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큰 시설들이 많다.

 

  둘째는 폭설에 대한 대비책이 강원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지 못하다.

  폭설이 자주 내리는 강원도는 다양한 폭설 대비 장비가 갖춰져 있으며 노하우도 많이 축적되어 있다. 눈이 수십cm가 쌓여도 금세 자동차가 다니는 곳이 강원도이다. 반면에 다른 지역들은 아무래도 폭설의 빈도가 적으므로 대비책 또한 덜 갖춰져 있다.

 

대관령 눈 치우는 기계

지역의 문화적 특성이 약화되어 가고 있는 현실속에서도 생각하지 못했던 지역의 독특함을 발견할 때가 종종 있다. 인터넷을 통하여 다른 지역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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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셋째는 기후변화의 영향이다.

  서해안 일대의 강설은 북서풍이 서해바다를 넘어면서 수증기를 함유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런데 겨울철에는 바다의 온도가 낮기 때문에 수분의 공급이 충분하지 못하다. 따라서 바람의 활주거리가 길고 상대적으로 바닷물의 온도가 높은 남부지역으로 갈수록 강설량이 많아진다. 하지만 전남지역은 기온이 높기 때문에 눈이 내리기 어렵다. 따라서 겨울철 눈이 내릴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서해안 지역은 전라북도가 된다. 이러한 조건은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충청남도 지역으로 북상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들어 충남지역에 기습 폭설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참고자료: <충남도청,폭설대응 ‘교통소통대책’ 합동 훈련>  내외뉴스, 2015.11.26).

 

≪내외신문≫ 충남도청,폭설대응 ‘교통소통대책’ 합동 훈련

[내외신문=강봉조 기자] 충남도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기습폭설이 빈번해 질 것이 예상됨에 따라 지난 25일 아산시 배방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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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대설경보가 내려진 전남 영광군 거리에 눈이 쌓여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현재 영광지역 적설량은 15cm를 기록했다.(연합뉴스 2018,12,28)

 

  2015년 11월 25일, 굉장한 첫눈이 내렸다. 충청남도 서해안 일대가 가뭄에 시달리던 중이었으므로 아주 반가운 눈이었지만 첫눈으로는 상당히 많은 양이 내려서 피해를 일으키기도 했다.

 

<기온이 낮고 바람이 불면 눈이 나뭇가지에 잘 쌓이지 않지만 기온이 포근한 상태에서 함박눈이 내리면 나뭇가지에 눈이 잘 쌓인다. 11월25일 하루 종일 눈이 내려서 소나무 가지가 위태로워 보인다>

 

 

<11월26일 아침에 보니 정말로 어제 눈이 많이 쌓였던 가지가 부러졌다. 축사나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것에 비하면 피해 축에도 못들겠지만 이것도 폭설 피해라면 피해다>

 

 

<부러진 가지가 나무 아래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