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그것이 추가로 도움이나 혜택이 된다면 보너스가 맞는데 이것이 참가했던 학생들에게 보너스가 맞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겐 보너스가 분명하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약간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케이블카 탑승장을 다녀왔다. 걸어가야 하는데 경로를 어떻게 잡아야 할까 고민이었기 때문에 미리 다녀와 보기로 한 것이다. 해원, 원기샘과 셋이서 길을 나섰다. 부지런한 해원샘이 벌써 식전에 한 번 다녀왔기 때문에 길을 이미 잘 알아놓았다.
어제 대충 빨아서 널어놓았던 티셔츠의 물기가 다 빠지지 않아서 아침 공기가 선뜩선뜩 살갗을 자극한다.
<10월 25일(일) 아침 답사 경로 *원도: Google earth>
▶ 남산 산책로
서울유스호스텔에서 바로 남산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지난번 사전 답사 때 직원이 길이 있다고 알려줬었는데 바로 이 길이었나보다. 마음 같아선 다같이 이 길을 걸어 올라가면 좋으련만 아마도 이 길을 걸어 올라간다고 하면 아이들은 생 난리가 날 것이다. 산에 들어갈 나이에 가까울수록 산을 좋아하게 된다던 어느 선배님 말씀이 떠오른다.
가다 보니 낯익은 곳이 나타난다. 지난 번 사전 답사 때는 정상에서 길도 아닌 곳으로 내려오다가 이 산책로와 합류했었는데 그 지점을 통과한 것이다. 그때는 숭의여대쪽으로 내려갔었다.
<나무 계단을 조금 오르면 남산 산책로와 합류한다>
<남산 산책로 중간에서 명동 일대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산책로에서 올려다 본 남산타워>
▶ 와룡묘(臥龍廟)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재미있는 곳을 만났다.
'와룡묘'
와룡은 삼국지에 등장하는 촉나라의 지략가 제갈공명의 호이다. 그러니까 이 사당은 제갈공명을 모시는 사당인 것이다. 대개 사당에는 가문의 선현이나 유명한 학자(문신)들을 봉안하며 무신을 봉안한 경우는 유교적 의미보다는 무속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다. 무신으로는 최영장군을 봉안한 사당이 꽤 있다. 아마도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에 대한 반감이 최영장군을 우상화하는 것으로 표현된 것일 것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가끔 관우를 봉안한 사당도 있지만 제갈공명을 봉안한 사당은 처음 보는 것 같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통행을 제한하는 듯 산책로와 연결되는 문은 철문이다. 다행이 열려있어서 들어가봤더니 이런 가파른 계단길이 나타난다>
가파른 사면을 깎아 만든 와룡묘는 매우 독특한 경관을 보여준다. 제갈공명의 영정 뿐만이 아니라 단군(단군성전), 산신(삼성각) 등의 독특한 전각들이 있다. 단군인지 제갈공명인지 불분명한 조상과 불상이 나란이 안치되어 있는 곳도 있다. 무속과 불교가 결합된 독특한 종교경관이다. 사진을 찍지 말라는 경고문이 여기저기 붙어 있는데다 산신각에서 만난 관계자가 일부러 사진을 찍지 말라는 경고를 한다. 치성을 드리러 온 듯한 할머니까지 사진을 찍지 말라는 경고를 잊지 않는다. 왜 이렇게 사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대개 박물관 같은 곳은 복제의 위험이나 도록을 판매하기 위해 촬영을 제한하기도 하는데 이곳은 그런 이유는 없어 보인다. 사진이 기를 빼앗아 간다고 믿는 것일까? 아쉽지만 건물 모습으로 대신할 수 밖에 없다. 사진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단군성전과 삼성각>
<와룡묘>
▶ 돌아오는 길
<케이블카 승강장. 이번 답사에서 새삼 느낀 것은 히잡을 쓴 여인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얼굴 모습은 아랍계가 아닌 것으로 보아 동남아(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무슬림들인 것 같다>
<'짧은 인생을 영원히' 고귀한 뜻을 위해 목숨을 버렸을 때 영원히 기억하는 것 만이 유일한 보답이다. '고귀한 뜻'이 진정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객관적 합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정치적으로 이용되어서도 안된다>
<숭의여자대학교와 리라초등학교>
<리라초등학교는 이런 것도 한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아침 시간을 이용한 짧은 사전답사를 통해 내린 결론은 이 길(소파로)이 아닌 평평한 길을 따라 이동하는 것이었다. 남산골한옥마을에서 퇴계로를 따라 이동한 다음 회현4거리에서 소공로를 거쳐 남산3호터널 앞까지 가서 남산오르미를 타고 케이블카 승강장까지 가는 경로이다. 거리로 보면 소파로로 가는 것 보다 더 멀지만 평지이고, 또 심한 경사지는 남산오르미를 타면 되므로 훨씬 힘이 덜 드는 경로이다. 어제 많이 걸었기 때문에 아침부터 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과, 그리고 케이블카와 남산오르미도 하나의 답사 소재가 될 만하다는 판단 때문에. 어쨌든 아침의 2km 짜리 짧은 답사는 상쾌한 하루를 기대하게 한다. 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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