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의 지리환경/광덕산

눈 내린 날 광덕산에 가면 곤줄박이를 만날 수 있다

Geotopia 2015. 1. 5. 22:42

  눈 내린 날의 광덕산행은 특별한 맛이 있다. 우선 적당히 눈이 쌓이면 산행이 편하다. 울퉁불퉁한 바닥을 모두 덮어주기 때문이다(물론 아이젠을 해야 한다). 산이 제법 높기 때문에 중턱을 넘어가면 거의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다. 남쪽 사면(광덕사 쪽)은 눈이 빨리 녹기 때문에 겨울 산행은 북쪽 사면(강당골 쪽)이 제맛이다.

 

<눈 덮인 정상에 오른 많은 등산객들.  2014.12.28>

 

  눈 내린 날 광덕산행의 보너스는 바로 이 녀석들이다. 곤줄박이, 쇠딱따구리.

  산이 눈으로 덮이면 먹이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이 녀석들이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날아온다. 대부분 등산객들이 녀석들에게 호의적이기 때문에 경계를 하지 않고 잘 다가온다.

  하지만 아무에게나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먹이를 주는 사람에게만. 그것도 맛있는 먹이를 주는 사람에게만.

  녀석들이 좋아하는 쌀이나 밥풀, 아니면 땅콩 등을 손에 올려 놓고 있으면 용케 알고 날아온다. 빵이나 과일 같은 것은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초코 속에 땅콩이 든 스낵을 들고 있었더니 땅콩만 꺼내간다. 아주 짧은 순간 손에 머무는데도 어떻게 알아보고 그것만 쏙 빼가는지 참 신기할 뿐이다.

 

<곤줄박이>

 

<쇠딱따구리>

 

  새가 눈에 띄기만 하면 무조건 돌멩이를 던지던 시절이 있었다. 먹을 것이 충분치 않았던 시절에는 작은 새까지도 먹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 시절에는 새를 가까이에서 보는 것이 불가능했다. 보이기만 하면 돌멩이를 던졌으니 새가 사람 가까이에 올 리가 있었겠는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 옆에 새들이 평화롭게 노는 장면이 들어있는 서양 풍경사진이 매우 특이하게 느껴졌었다. 동물들은 확실히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모양이다. 지금은 새를 향해 돌을 던지는 사람이 없다. 그러다 보니 가까이에서 새를 볼 기회가 많아졌다. 심지어는 이렇게 손바닥에 까지 날아와 먹이를 먹는다.

 

<201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