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상태에서 나무가 자랄 수 없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강수량이 너무 적은 경우이다. 목본류는 일반적으로 초본류에 비해 더 많은 강수를 필요로 한다. 목본류의 강수 한계를 강수량으로 정확히 정의하는 것은 어렵지만 쾨펜의 기후구분에 의하면 건조한계 미만의 강수량이 나타나는 건조기후지역에서는 나무가 자랄 수 없다(☞클릭! - 건조 한계 계산하는 방법(쾨펜의 기후 구분)).
두 번째는 기온이 너무 낮은 경우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여름 기온이 너무 낮고 여름이 기간이 짧으면 나무가 자랄 수 없다. 다년생인 나무가 자라기 위해서는 겨울이 너무 길면 안 된다. 겨울 기온이 낮은 지역에서는 나무가 낙엽을 떨어뜨리거나 침엽수림 형태로 겨울을 난다. 그런데 여름이 너무 짧으면 생육의 원천인 광합성의 양이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나무가 자랄 수가 없다. 더욱이 여름 동안에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만들어서 종족을 보존해야 하는데 여름철이 짧고 추우면 그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에서도 나무가 자랄 수가 없다.
그렇다면 두 번째의 예처럼 여름이 짧고 추운 지역에서는 어떤 식물들이 자랄까? 기후 조건이 열악한 이 지역에서는 일반적인 식물들은 자랄 수가 없고 변칙적으로 종족을 유지하는 식물들만이 자랄 수가 있다. 즉,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만들어서 종족을 유지, 번식하는 식물들에게는 이 지역은 여름이 너무 짧다. 적정한 생육기간, 즉 싹이 터서 열매를 만드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보장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지역에서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만드는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변칙적인' 방법으로 종족을 보존하는 식물들 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변칙적인 방법이란 포자 등을 이용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불과 2~3개월에 불과한 짧은 여름 기간을 이용하여 종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런 방법이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지역에 목본류가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지의류(地衣類), 선태류(蘚苔類) 등의 이끼 종류가 많이 자라지만 방동사니 등의 초본류와 키가 작은 관목류가 섞여 있다.
이러한 식생을 툰드라(러시아어, Tundra)라고 한다. 원래 툰드라는 라프족(Lapps) 언어 'Tuntri'에서 비롯되었는데 '나무가 없는 곳'이라는 뜻이다. 쾨펜은 이러한 식생의 분포를 기준으로 툰드라기후(ET)를 정의하였는데 여름이 되어도 겨우 지표면의 얼음이 녹을 정도로만 온도가 올라가며 아무리 높아도 10℃를 넘지 못하는 지역이다. 대개 극권의 빙설기후 주변에 나타나며 고산지역에도 일부 나타난다.
<볼리비아 안데스 산맥의 차칼타야산(5400m) 정상 인근에 분포하는 툰드라 식생. 2013년1월>
<얼음이 녹아서 만들어진 호수를 볼 수 있다>
<북극권에서는 순록을 유목하지만 안데스에서는 야마(llama)를 볼 수 있다>
<얼음이 녹아서 형성된 작은 웅덩이 옆에서 키 작은 식물들이 짧은 여름을 틈타 꽃을 피웠다>
<칠레 남부 지역의 툰드라>
<칠레 남부 푼타아레나스 주변의 툰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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