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논산

조선 3대 시장 강경의 입지와 성쇠

Geotopia 2024. 5. 12. 22:43

2024 논산·계룡 신규 교사 연수 지역 답사(III)

▣ 강경산(옥녀봉)

▶ 지질구조와 지형: 지질도, DEM

논산평야-호남평야로 이어지는 평야는 화강암 지대이며 이 평야지대의 동남쪽으로 분포하는 산지는 퇴적암지대(옥천층군)이다.

  -구조선을 따라 흐르는 금강

 위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금강은 강경에 이르러 크게 방향을 꺾는다. 금강의 흐름을 잘 관찰해 보면 매우 드라마틱하게 방향을 바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공주 곰나루부터 부여 규암진까지 금강은 거의 직선상으로 남남서 방향으로흐른다. 규암진부터는 거의 120도 가까이 방향을 틀어 동(동남동)쪽으로 흐른다. 강경산에 이르러서는 또다시 180도 가까이 방향을 틀어 서북쪽으로 흐른다. 이는 하천의 흐름에 구조선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즉, 얼핏 자유곡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규모가 큰 구조선으로 재단이 된 경로를 따라 하천이 흐른다는 뜻이다. 하천은 침식의 주 요인이기는 어려우며 다만 구조선을 따라 흐르면서 하천을 다듬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반도의 기본 구조선은 북동-남서, 또는 북북동-남남서 방향이다. 그리고 이 방향의 수직 방향으로 2차 구조선이 발달한다. 이러한 기본 구조선은 한반도의 대부분 하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본적으로 구조선의 방향을 따라 하천이 흐르는데 큰 지형적 장벽에 부딪히거나, 새로운 구조선을 만나면 방향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하천의 흐름을 큰 틀로 보면 대부분 격자 모양이다. 금강은 공주(곰나루)-부여(규암진) 구간이 전형적인 북동-남서방향 구조선을 따라 직선상으로 흐르는 구간이며, 부여-걍경 구간에서 2차 구조선을 반영한 흐름으로 바뀌었다가 강경 옥녀봉을 기점으로 다시 북동-남서 방향의 기본 구조선 방향으로 돌아간다.

  옥녀봉은 북서쪽에서 달려 내려오는 금강이 부딪히는 공격면이어서 오랜 침식으로 바위가 노출되었다. 단단한 화강암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침식을 방어하여 옥녀봉을 기점으로 금강의 흐름이 크게 바뀐다. 공격사면은 수심이 깊어서 배가 들고 나는데 좋지만 반면에 물살이 세어 안전하게 배를 부리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대개 포구는 공격사면 바로 아래쪽에 발달한다. 옥녀봉 공격사면의 바로 아래쪽에는 마침 강경 읍에서 흘러 나오는 작은 지류가 금강으로 흘러 들기 때문에 포구가 발달하기에 딱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화강암지대를 따라 이어지는 평야

  한반도에는 화강암 계열의 바위가 널리 분포하는데 한반도의 중부 지역은 화강암 분포 지역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화강암지대이다. 이 화강암지대는 대략 강원도 북부 동해안(강릉 일대)에서 시작되어 서남 방향으로 이어져 전남 영광 일대까지 이어진다. 화강암지대는 금강산과 같은 바위 투성이 산지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논산평야와 같은 너른 들판이 되기도 한다. 이는 절리 밀도의 차이 때문에 일어나는 차이이다.

  논산평야는 바로 이 화강암지대에 속하는데 화강암이 깊이 풍화되어 만들어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평야이다. 이 평야지대는 강경산과 같은 소규모의 잔구성 산지를 남겨놓기도 했지만 대부분 낮은 평야를 이루고 있는데, 한반도 최대의 평야인 호남평야로 이어진다. 즉, 논산평야는 호남평야와 같은 성격의 평야로서 한반도 최대 평야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화강암반으로 이루어진 옥녀봉
옥녀봉 화강암

  -금강 감조권

옥녀봉에 있는 '解潮文(조수를 설명한 글)'. 물때가 수운에 영향을 미쳤던 곳이었음을 알 수 있다.
옥녀봉 아래 바위에 새겨진 '해조문' 안내판의 해조문 해설

 

암각 해조문 - 디지털논산문화대전

[정의] 충청남도 논산시 강경읍 북옥리 옥녀봉 남측 암벽에 있는 조선 후기 암각문. [건립경위] 암각 해조문은 하루 유동인구 10만을 헤아리는 거대 시장이었던 강경 지역의 풍부한 경제력과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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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하천의 가항 거리와 감조 구간 *자료: Hermann Rautensach(1945), 김종규 외 역, 1998, 「코레아」;*A 주운 가능 거리, B 하천 총 길이에 대한 A의 비율, C 여름철 주운 가능 거리, D 감조 구간, E 하천 총 길이에 대한 D의 비율

  위 자료는 20세기 초 우리나라 주요 하천들의 감조권과 관련된 자료이다. 하굿둑이 만들어지기 전이었고, 도시화와 기후변화가 나타나기 전이었다. 이 가운데 논산과 관련이 있는 금강을 살펴보면 금강은 감조(感潮)구간이 하구로부터 70km까지였음을 알 수 있다. 그 위치는 부여 백마강 일대로 밀물을 이용해서 배가 쉽게 들어올 수 있는 마지막 지점이었다. 강경은 백마강보다 20km나 하류쪽에 있어 더욱 바다와 연결되기 편리했으므로 포구로 번성할 수 있었다.

옥녀봉 앞에서 금강과 합류하는 논산천 하류. 논산천 하류의 시진포(市津浦)는 조선 후기 강경포와 함께 금강의 주요 포구였다. 시진포는 은진현과 노성현의 관문이어서 강경에 비해 오히려 중요도가 높았다. 그러나 19세기 이후 상업이 성장하면서 포구로서 입지 조건이 좋은 강경이 상업 중심지로 성장하면서 시진포는 점차 쇠퇴하게 되었다. 평야 너머로 노성산과 계룡산이 보인다.

 

금강변의 포구들

▣ 감조권에 발달한 河港 부여에서 하구에 이르는 금강의 하류 구간에는 많은 河港이 발달했었다. 이 지역은 금강의 감조권으로 포구가 발달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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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하굿둑으로 바다와 완전히 끊어졌는데도 강경은 지금도 젓갈이 유명하다.

▶ 강경 상권의 변화

  -조선후기

  ·17세기 말 하시(下市) 개장

  ·18세기 후반 상품 경제 발달로 선운업 확대→큰 배 등장(쌀 2천석을 싣는)→시진포의 기능이 축소되고 강경포가 성장

  ·시장 수요가 늘어나면서 1808 저습지를 메워서 시장으로 쓰기 시작함.

  ·1868년 상시(上市) 증설.

조선후기 강경산 일대 *1872지방지도(은진현)
조선후기 금강 하류 나루와 포구 *「대동여지도」

  -구한말~일제강점기

  ·1899년 군산항 개항으로 급성장. 

  ·1914년 호남선 개통: 대전을 결절점으로 경부선과 결합→금강 중상류지역이 경부축 철도 유통권으로 편입됨 

20세기 초 강경 중심 소금 상권 *김선문(1986)

▶ 일제강점기 지역 변화

옥녀봉 앞에서 금강으로 흘러드는 대흥천의 갑문. 1924년 10월에 완공되었다. 지금은 금강의 역류를 막아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한 기능을 하지만 강경이 포구로 이용되었을 때는 이 일대가 모두 밀물 때 물이 불어 배가 들어올 수 있었다.

 

강경 갑문 - 디지털논산문화대전

[정의] 일제강점기 충청남도 논산시 강경읍 북옥리에 설치된 갑문. [건립경위] 강경 갑문은 조석(潮汐)에 지장을 받지 않으면서 화물의 하역과 선적 작업을 가능하게 하고, 강물의 수위(水位)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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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을 가운데 두고 왼쪽은 논산천, 오른쪽은 대흥천이다. 옥녀봉은 화강암 덩어리로 금강의 흐름을 방해하여 강이 크게 곡류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20세기 초반 강경 상권 변화 *윤여향(1985), 坂上富藏(1911)

일제강점기 초 강경 *조선총독부(1916) **축척 1:10,000 ***상시장과 하시장을 중심으로 시가지가 각각 발달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중반 강경 *조선총독부(1934)  **축척 1:50,000  ***1922~1924년 상시와 하시 사이를 흐르는 대흥천의 유로를 바꿔 외곽으로 새로운 물길(강경천)을 냈다.
미내다리. 강경 시내를 가르며 흐르던 대흥천의 유로를 외곽으로 바꿔 강경천이 만들어지면서 다리가 쓸모없게 되었다. 미내다리는 전라도 용안에서 은진으로 넘어가던 다리였다. 옛날 구불구불 흐르던 냇물의 자취를 엿볼 수 있다.
옥녀봉 주변. 사진 왼쪽은 논산천이 금강과 합류하는 지점이며, 강경천은 논산천-금강 합류지점 바로 상류에서 논산천과 합류하고, 사진 아래쪽은 대흥천이 금강으로 흘러드는 곳이다.
하시장(사진 오른쪽 끝 황산 주변)과 상시장(사진 왼쪽 끝 옥녀봉, 대흥천 주변)

 

옛날 풍경 속으로 들어가다

논산 강경에 옥녀봉이 있다. 해발 44m의 낮은 봉우리지만, 전망 좋고 경치 수려해 논산8경 중 하나로 꼽힌다. 갈대숲을 거느리고 펼쳐진 금강 물줄기와 논산천, 강경을 감싸고 흐르는 강경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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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새로 고쳤지만 뼈대는 여전히 일본식인 집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