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지리/종교

과달루페(Guadalupe) 성모상

Geotopia 2023. 9. 3. 14:08

▣ 테페야크(Tepeyac) 언덕에서 만난 성모

과달루페성당과 테페야크 언덕. 뒷쪽 나무가 없는 곳이 장미가 피어있던 곳이고, 앞쪽 나무가 자라는 곳이 성모를 만난 곳이며, 하늘색 둥근 지붕은 과달루페성당이다. *Google earth

  스페인이 아즈텍왕국을 점령한 1521에서 10년이 지난 1531년 12월 9일, 멕시코시티 북쪽에 자리잡은 야트막한 언덕 테페야크(Tepeyac)에서 나후아(Nahua)족 사람 후안 디에고 콰우틀라토아친(Juan Diego Cuauhtlatoatzin) 앞에 성모가 나타났다. 당시 57세의 콰우틀라토아친은 가톨릭으로 개종한 지 얼마 안 된 원주민으로 테페야크 언덕 너머에 있는 성당 미사에 참여하려고 언덕을 넘는 중이었다.  

  성모의 모습은 원주민인 인디오였고, 아즈텍어로 자신을 만난 이곳에 성당을 세우라고 말했다. 그길로 주교관으로 달려가 수마라가(Juan de Zumárraga)주교를 만난 콰우트라토아친은 성모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수마라가 주교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고, 만약 사실이라면 믿을만한 증표를 가져오라고 말했다.

테페야크 언덕 아래에 있는 조형물. 콰우틀라토아친이 성모를 만난 장면을 표현하였다.

  주교관을 나와 돌아가는 길에 다시 테페야크를 넘던 콰우틀라토아친에게 또다시 성모가 나타났다. 성모에게 주교의 말을 전하자 성모는 '테페야크 언덕 꼭대기에 올라가면 장미가 피어있을 것이니 그것을 모아서 가져오라'고 말했다. 콰우틀라토아친이 테페야크 언덕 정상에 오르자 놀랍게도 그곳엔 장미가 가득 피어 있었다. 테페야크 정상은 바위투성이로 무엇이든 자라기가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계절 또한 겨울이어서 장미가 피어있기 어려운 때였다. 콰우틀라토아친은 자신이 입고 있던 틸마(아즈텍 사람들이 입던 망토)로 장미를 싸서 마리아에게 돌아왔다.

콰우틀라토아친이 성모를 만난 과달루페 언덕 *Google map

 

틸마에 새겨진 성모

  성모는 장미꽃을 틸마에 가지런히 놓아주면서 수마라가 주교에게 가지고 가도록 했다. 가는 동안 틸마를 절대 열어보면 안 된다고 했으므로 콰우틀라토아친은 틸마를 잘 여며 수마라가 주교에게 갔다. 주교 앞에서 틸마를 열자 장미꽃이 폭포수처럼 쏫아졌고 틸마에는 성모의 모습이 새겨져 있었다. 수마라가 주교는 의심했던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였고, 그곳에 성당이 세워지게 되었다.

Juan de Zumaraga (1468-1548)
인디오 모습에 인디오 복장을 한 과달루페 성모상
테페야크 언덕 기슭에서 바라본 과달루페성당  *Google map

 

콰우틀라토아친이 만난 신은 토난친(Tonantzin)이었다?

  콰우틀라토아친이 마리아를 만난 그곳은 원래 토난친(Tonantzin) 신전이 있던 곳이었다. 토난친은 '대지의 어머니', '인내의 여신', '축복받은 할머니', '뱀', '옥수수 어머니'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아즈텍 여신이다. 지금도 나후아틀(Nahuatl)어를 쓰는 공동체에서는 성모마리아를 토난친(나후아틀어로 토난친은 '성스러운 어머니'라는 뜻이다)으로 부르며, 매년 12월 12일을 토난친이 나타난 날로 기념한다고 한다. 

토난친신상 *멕시코 인류학박물관

☞ [링크]The Virgin of Guadalupe and Tonantzin

       https://www.mexicolore.co.uk/aztecs/gods/virgin-of-guadalupe-and-tonantzin

  위 글에 따르면 토난친이 성모 마리아로 바뀐 과정은 명확하지 않지만 가톨릭교회에서는 이를 성모마리아가 나타난 것으로 인식하며, 지금은 멕시코의 국가적 상징이 되었다.

 

 문화융합: 아즈텍신과 가톨릭

  과달루페성당 광장 한 편에는 아즈텍 양식의 조형물이 서 있다. 유럽식 성당 건물과 함께 서 있는 아즈텍 상징물은 멕시코의 문화 특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아즈텍을 점령한 뒤 가톨릭은 아즈텍 민중들에게 시나브로 스며들어 기존의 태양신을 극복하고 가톨릭을 널리 퍼뜨리는 데 성공하였다. 아즈텍신, 인디오 모습과 복장 등을 잘 결합한 과달루페성모는 라틴아메리카 가톨릭 성장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이러한 문화 융합은 라틴아메리카 전지역에 걸쳐 나타나며, 라틴아메리카에서 가톨릭 대중화에 공헌하였다.

과달루페성당 광장에 서 있는 아즈텍식 조형물
아즈텍신상 *멕시코인류학박물관

 

▣ 과달루페성당

과달루페성모상 아래에 커다란 멕시코국기가 걸려있다. 멕시코 국기에는 테오티후아칸에 도읍을 정한 전설을 그린 멕시코 문장이 들어있다.

 

인디오 모습으로 그려진 아기 예수와 성모

테페야크언덕 기슭에 있는 예수탄생 조형물. 아기예수와 마리아, 동방박사가 모두 인디오 모습이고, 마굿간이 아닌 알파카 우리로 묘사되어 있다.
페루 쿠스코 산토도밍고성당 앞의 예수탄생 조형물. 테페야크언덕의 조형물과 많이 비슷하다

 

라틴아메리카의 가톨릭

라틴(Latin) 문화는 여러가지 형태로 라틴아메리카에 영향을 미쳤다. 그 영향은 '라틴아메리카'라는 이름에 상징적으로 잘 드러난다. 라틴족의 나라인 스페인과 포루투갈은 이 지역을 식민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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