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지리/종교

앙코르왓, 캄보디아의 힌두교 문화

Geotopia 2020. 7. 15. 12:33

정문이 있는 서쪽에서 바라본 앙코르왓 전경

 

▣ 크메르제국 왕의 무덤: 100만 명이 100년 동안 지어야 하는 건물

 

  앙코르왓은 ‘왕궁(앙코르)’의 ‘사원(왓)’이라는 의미인데 사실은 종교사원이 아니고 크메르왕국의 왕이었던 수리야바르만2세의 무덤이다. 앙코르(Ankor)의 어원은 산스크리트어로 ‘나라’ 또는 ‘도읍’을 뜻하는 ‘나가라’에서 비롯되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캄보디아 사투리로 ‘노코르(Nokhor)’라 부르다가 이것이 ‘앙코르’가 되었다. 종교와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무덤이므로 후대 사람들이 이름을 잘 못 지었다고도 볼 수 있다.

  앙코르왓은 현대 토목·건축기술로도 연 100만 명의 인원에 100년 정도의 기간이 걸리는 큰 공사라고 한다. 물론 어떤 기준으로 산출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므로 구체적 근거가 있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그만큼 규모가 크고 정교한 건축물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어쨌든 이러한 대규모의 건축물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여러 가지 사실을 함축하는데, 무엇보다 크메르왕국이 번성하던 시기(1126~1216년)에는 이 일대에 아주 많은 사람이 거주했다는 뜻이다. 또한 대규모 인력을 동원할 수 있는 절대권력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일부 연구는 당시의 인구를 100만 명으로 추측하기도 하는데 이는 전성기의 로마나 뻬이징의 인구가 50만 정도였던 것을 고려할 때 상당히 큰 인구이다. 인공호수를 조성하여 관개시설을 했던 점이나 드넓은 평야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풍부한 농업생산성을 바탕으로 많은 인구가 거주했을 가능성은 매우 크다.

  이곳의 주인공인 수리야바르만2세는 크메르왕국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인물로 주변국을 정벌하고 농업생산성을 높여 크메르를 당시 동남아 최고의 강국으로 만들었다. 이와같은 정치·경제적 성공을 바탕으로 절대권력을 완성하였고 그 결과로 이러한 엄청난 역사를 이룩할 수 있었다. 그는 생전에 자신의 무덤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완벽한 완성은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북쪽면의 부조-신들의 전투

▣ 앙코르왓은 힌두교 유적

 

  크메르왕국 건국 신화에 따르면 인도 출신의 왕자 타옹(인도 이름은 카운티냐)이 용왕(나가/힌두신화에서 나가족은 코브라족으로 창조신 브라흐마의 아들인 카시야파의 아들들이다)의 딸 소마와 혼인하였고 용왕은 지금의 캄보디아 일대의 물을 모두 마셔서 땅으로 만들어서 딸과 사위에게 영토를 만들어줬다. 메콩강 하류에 속하는 캄보디아는 대부분의 영토가 강의 퇴적으로 만들어졌으므로 과거에는 실제로 바다였다. 

  앙코르왓의 사방 벽면은 거대한 부조로 채워져 있는데 정문 방향인 서쪽은 죽음을 상징하는 장면, 동쪽에는 희망, 생명을 상징하는 장면, 북쪽은 신들의 전투 장면, 남쪽은 수리야바르만2세의 업적을 담고 있다. 정문 쪽이 죽음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채워진 것은 앙코르왓이 거대한 무덤으로 주인의 서방정토행을 기원하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서방정토는 힌두교, 그리고 힌두교에서 기원한 불교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개념으로 아시아 거의 전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개념이다.

 

서쪽 벽면의 라마야나

 

서쪽 벽면의 마하바라타

 

  입구인 서쪽에는 라마야나(북쪽 절반)와 마하바라타(남쪽 절반)가 조각되어 있고 남쪽으로는 수리야바르만2세의 업적을 상징하는 부조(서쪽 절반)와 천국과 지옥의 심판(동쪽 절반)이 조각되어 있다. 천국과 지옥의 심판이 왕과 연결되어 있는 이유는 왕의 힘은 사후 세계에도 미칠 수 있다는 암시이다. 절대왕권의 상징이면서 왕을 신의 반열에 올리고자 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건물의 뒤쪽, 즉 동쪽에는 힌두교 천지창조 설화인 사무드라 만타나(乳海攪拌, Churning of the Ocean of Milk, 젖의 바다 휘젓기, 남쪽 절반)과 악마들을 누르고 승리한 비슈누(북쪽 절반) 이야기가 조각되어 있다. 북쪽에는 크리슈나신 이야기(동쪽 절반)와 신과 악마의 전투(서쪽 절반) 장면이 조각되어 있다.

  

남쪽(사진 왼쪽)과 동쪽의 경계선

 

  수리야바르만2세의 업적을 상징하는 부조 외의 다른 부조들은 모두 힌두문화를 대표하는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다. 힌두문화가 동남아시아에 많은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2012.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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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는 힌두 문화권이다

"아시아는 힌두문화권이다" 약간 뜬금없는 소리 같지만 아시아, 특히 동남아시아에는 힌두문화가 많이 남아 있으며 동아시아 일대에도 힌두문화의 자취를 발견할 수 있다. 힌두교는 인디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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