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간감각과 개척정신이 뛰어난
오랫만에 광덕산에 올랐다. 1월에 올랐으니 꽤 오랫만이다. 정상을 찍고 이마당으로 내려오려고 가다보니 옆으로 새 길이 생겼다. 까만 흙이 드러난 것이 얼마 안 된 길이다. 능선길은 봉우리가 있고, 봉우리 다음에는 급경사가 이어지므로 옆으로 돌아가면 봉우리를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 올라가지 않으니 그만큼 내려가는 거리도 짧다. 숲으로 이런 길을 낸 사람은 누구일까? 개척정신이 뛰어나고 해발고도 감각도 남다른 사람이겠지?
▣ 등산로가 불편한 이유
능선 등산로에는 돌이 많이 드러나있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다녔기 때문에 식생이 사라지고, 흙이 다져졌다. 그러다 보니 비가 내리면 물이 몰려들고, 그 결과로 침식이 주변보다 많이 진행되므로 바위나 돌이 점점 더 드러나게 된다. 그러면 등산이 불편해진다. 바닥이 울퉁불퉁하고 딱딱하니까.
▣ 디딤발이 좋은 숲속
등산로를 조금만 벗어나 숲 속으로 들어서면 디딤발이 좋은 푹신한 흙이 있다. 사람이 밟지 않으니 식물이 자라고, 그러니 비가 와도 침식이 잘 막아진다. 미생물도 잘 자라고 낙엽이 자꾸 쌓이니 좋은 순환구조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사람 발길이 닿으면 순식간에 호순환 구조가 깨져버린다. 풀이 죽고, 낙옆이 사라지고, 흙이 쓸려 나가면서 돌이 튀어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 이럴거면 왜 등산을 할까?
이 길이 만들어진 이유는 뻔하다. 봉우리를 피하려고 만든 돌아가는 길이다. 그런데 산에 왜 왔을까? 편한 길을 찾자면 안 오면 될 일인데··· 산에 온 이상 산을 괴롭힐 수밖에 없지만 될 수 있으면 이미 있는 길을 따라가면 좋겠다.
▣ 코로나가 가져온 변화: 배방산
배방산은 좀 더 심각하다. 가깝고 산이 낮다보니 등산객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경험으로 보면 몇 년 동안 큰 변화가 없었는데 최근 1, 2년 사이에 큰 변화가 있었다. 코로나로 실내 운동이 어려워지면서 등산객이 늘었다고 하더니 등산로가 그 말이 사실임을 증명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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