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가 자란다.
너무 단순화한 이야기지만 의외로 양지쪽에서는 활엽수보다는 침엽수가 자라는 경우가 많다. 같은 곳에 활엽수와 침엽수를 심는다면 물론 침엽수보다는 활엽수가 더 자생력이 강하다. 그래서 우리나라와 같은 혼합림 지역에서는 참나무류가 극상림을 이룬다. 침엽수는 활엽수에 비해 추위에도 강하고 건조에도 잘 견딘다. 그런데 양지쪽에는 소나무가 자란다니?
이유는 간단하다. 혼합림 지역에서 침엽수와 활엽수의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기온보다는 습도이기 때문이다.
침엽수는 활엽수에 비해 추위에 강하지만 타이가 지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활엽수가 못 자랄만큼 겨울이 길지 않고 혹독한 추위도 없다. 따라서 기온은 침엽수와 활엽수를 가르는 요인이 되기 어렵다.
그런데 활엽수는 침엽수에 비해 훨씬 많은 수분을 필요로 한다. 쉬운 예로 수분이 풍부한 계곡 주변에는 소나무류 보다는 활엽수가 잘 자란다. 반면에 토양층 수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능선에는 소나무류가 자라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양지와 음지를 수분을 기준으로 구분해보자. 양지는 음지에 비해 햇빛이 잘 든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음지에 비해 수분이 잘 증발되어 상대적으로 건조하다. 반면에 음지는 수분 증발이 더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습도가 높다. 음지가 양지보다 활엽수가 자생하기에 유리한 조건이 되는 것이다.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이러한 특징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뚜렷하게 남사면과 북사면이 구별되는 경우에는 이러한 경향이 잘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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