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사람들/지리 시사자료

사드, 이건 일종의 ‘보험사기’죠

Geotopia 2017. 3. 20. 08:19

▶ 사드는 무용지물, 애물단지


<*자료: 한겨레신문, 2017.3.17>



-말 나온 김에 사드 얘기를 본격적으로 나눠보죠. 중국인의 한국 관광이 뚝 끊기고 중국 수출업체들에 일제히 비상이 걸렸습니다. 정부에서는 사드가 북핵 방어용이고 중국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는데, 중국이 이렇게 강경 자세로 나오는 이유가 뭔가요?

“사드라고 불리는 요격체계에 포함되어 들어오는 것 중에 ‘엑스(X)밴드 레이더’라는 게 있어요. 이 레이더의 탐지 범위를 미국은 군사기밀이라고 정확히 안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 국방부에선 900㎞ 미만이라고 하는데, 제가 찾아본 미 육군 문서에는 탐지범위가 1000㎞ 이상이라고 나옵니다.”

-어떤 문서에서요?

“미 육군의 ‘X밴드 레이더 운용교본’이요. 그리고 펜타곤에 ‘미사일 방어국’이라고 있는데 거기 부서장이 이 레이더의 최대 탐지 범위는 2700㎞라고 얘기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략 2000㎞ 안팎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걸 성주에 갖다 놓으면 거리상 중국 동북부부터 베이징까지 쭉 커버가 되는 거죠. 이런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한·미 양국이 ‘북한을 감시하기 위해서 시시티브이(CCTV)를 설치하겠다’ 하는데 중국 입장에선 이게 자기를 감시하는 ‘몰래카메라’로 보이는 거죠. 그렇다고 우리가 중국한테 ‘야, 이거 너희들 몰카 아니야’라고 입증할 방법도 없습니다. 그걸 만든 것도 미국이고 그걸 운용하는 것도 미국이니까요. 그 레이더는 미국 콜로라도에 있는 전략사령부에서 원거리 통제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이것도 다 미국 문서에 나오는 얘깁니다.”

-그럼 우린 이 레이더가 어떻게 쓰일지 알 도리가 없습니까?

“성주 사드 기지가 아니라 콜로라도 지하 벙커에서 미국이 통제하는 걸 우리가 알 길이 없죠.”

-‘중국의 오해는 유감스럽지만, 북핵 방어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박근혜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성주에 사드를 배치하면 반경 200㎞ 구간까지 방어가 된다고 얘기했어요. 그 범위 내에 떨어지는 북한 미사일은 다 잡을 수 있다고…. 한마디로 ‘개뻥’이에요. (<사드의 모든 것>에 실린 그림을 가리키며) 여길 보세요. 사드의 요격 범위를 평면이 아니라 측면에서 보면 얘기가 전혀 달라집니다. 사드의 요격고도는 40~150㎞예요. 40 이하나 150 이상 고도로 오는 건 잡을 수가 없단 얘기죠. 그런데 북한이 40㎞ 이하나 150㎞ 이상 고도로 미사일을 쏘는 게 어려운 일이냐? 전혀 그렇지가 않거든요. 북한이 최근에 쏜 미사일 고도가 이미 500㎞, 600㎞, 1000㎞까지 올라갔어요.”

-한마디로 네트 아래로도 보낼 수 있고 네트 위로도 보낼 수 있는데 사드의 네트 너비는 너무 좁다는 얘기군요?

“적절한 비유입니다. 파리채 들고 독수리 잡겠다는 거죠. 제가 하도 떠들어대니까 국방부도 이 한계를 인정합니다.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저고도로 날아오는 건 패트리엇으로 잡으면 되고, 너무 높게 쏘면 비행이 불안정해지니까 북한이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예요.”

-북한이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희망사항으로?

“그러니까 국방부 해명이 자꾸 꼬이는 거죠. 이건 엄청난 전문지식을 요하는 게 아니에요. 그냥 초보적인 상식만 갖고도 이게 얼마나 얼토당토않은 얘기인지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왜 우리 정부는 사드를 빨리 배치하지 못해서 안달일까요?

“(낭패한 표정으로) 그걸 모르겠어요. 저도 그게 제일 궁금해요. 처음엔 미국이 강하게 압력을 가해서 그렇다는 얘기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떠돌았어요. 근데 아무리 찾아봐도 미국이 그렇게 압박을 가하거나 서두르자고 얘기한 걸 제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박근혜가 작년 초에 기자회견 하면서 ‘사드 검토하겠다’ 그러니까 누구 하나 다른 얘길 못하고 우르르 다 그쪽으로 몰려가는 상황이 된 거죠. 거기엔 여러 가지 루머가 있는데 대표적인 게 비선실세들의 록히드마틴과의 유착설이고….”

-최순실이 관련되었다고요?

“단군 이래 최대 무기 도입 사업이라고 불리는 게 록히드마틴의 ‘F-35’ 사업인데 이게 심사에서 탈락했다가 하루아침에 되살아났거든요. 그 과정에서 최순실의 남편이었던 정윤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있었는데 명쾌하게 밝혀지진 않았죠. 여하튼 사드 배치를 결정하던 작년 7월7일날 국가안전보장회의 때 국방부 장관은 참석하지도 않았고 차관이 대신 갔는데 회의 안건에도 사드는 없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이 ‘이건 대통령 결심사항이다’ 그러면서 사드 배치를 올리고 바로 통과시킨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문제점에 대해서 검토할 시간도 갖지 않았고 그런 절차 자체도 생략해버렸고.”

☞ 기사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86991.html#csidxe8c10cf11306673b4bca1abadf548d9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86991.html  <한겨레신문, 2017.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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