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사람들/지리 시사자료

[펌]한반도 지진 정치사: 하늘이 지진을 보임은 헛되이 일어난 일이 아니옵니다

Geotopia 2016. 10. 2. 06:44

  지진은 과학의 영역인 동시에 정치의 문제다. 갑자기 닥치는 천재지변보다 무서운 것은 인재지변과의 경계를 허무는 정치다. 과학의 시대에 국민의 안전을 자연의 선처에 맡기는 정치는 그 자체로 재앙이다. 최근 연쇄 지진으로 한반도도 안전지대가 아니란 사실이 다시 입증됐다. 원자력발전소 밀집지를 지진이 타격해 대참사를 부를 수 있단 우려에도 정부와 에너지 당국은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서기 2년부터 2016년까지 왕조시대와 근현대의 사료들, 지진 관련 보고서 등을 토대로 ‘지진을 대하는 당대의 통치와 정치’를 살폈다.


<중간 생략>


  1518년 6월22일(중종 13년) 유시(오후 5~7시)에 세 차례 강한 지진(진도 8~9)이 있었다. 소리가 성난 우레처럼 컸다. 사람과 말이 놀라 쓰러졌고, 대궐 담장이 넘어졌으며, 사당의 기와가 떨어졌다. 나란히 있던 옹기가 서로 어깨를 부딪쳐 깨졌다. 당황한 도성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와 압사를 면했다. 밤새도록 노숙하며 제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본래 4월에 지진이 있으면 오곡이 익지 못해 사람이 굶주렸고, 5월(해당 지진 발생일은 음력 5월15일)에 지진이 오면 사람이 거처를 잃고 떠돌았다. 노인들은 “옛날에도 없던 일”이라며 앞날을 걱정했다. 기절하는 자가 많았다. 팔도가 마찬가지였다.


<1518년 6월22일(중종 13년) 유시(오후 5~7시)에 세 차례 강한 지진(진도 8~9)이 있었다. 임금이 대궐로 신하들을 불러들여 변고의 원인을 논하는 중에 네 번째 지진이 왔다. 임금의 용상이 사람이 손으로 밀고 당기듯 요동했다. 지진 없는 날이 없다가 그달이 끝나서야 그쳤다.

*그림 출처: 한겨레신문.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mayseoul@naver.com>


 ☞기사 전문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63680.html?_fr=mt2   <한겨레신문, 2016.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