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사람들/지리 시사자료

두테르테의 싸움, 개혁인가 권력투쟁인가?

Geotopia 2016. 9. 1. 16:45

  7천개의 섬으로 구성된 필리핀은 지리적으로 크게 북부의 루손, 중부의 비사야, 남부의 민다나오로 나뉜다. 수도 마닐라가 있는 최대 섬인 루손에 집중된 약 2800만명 정도의 타갈로그족들이 필리핀의 주류이다. 타갈로그족들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이주해 왔다.


<필리핀 지도  *출처: 네이버 블로그 My Atlas(http://blog.naver.com/myatlas)>



  그중에서도 필리핀 주류의 핵심은 중국계다.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전 대통령의 모친인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은 화교인 코후앙코 가문 출신이다. 이 가문의 시조인 코라손 아키노의 증조부 호세 코후앙코는 중국 푸젠성 장저우에서 이주한 ‘허옥환’(許玉寰)이다. 코후앙코란 이름은 광둥어 발음을 스페인어로 음차한 것이다. 코후앙코 가문은 코라손 아키노의 남편 베니그노 아키노 전 상원의원 가문과 함께 루손 중부 타를라크주의 양대 가문이다. 두 집안 모두 봉건영주를 방불케 하는 대지주이고, 자자손손 필리핀의 핵심 정치인이었다. 코라손과 아키노의 결혼 이전에도 두 가문은 혼맥 등으로 얽혀 있다.


  코라손 아키노를 대통령으로 만든 1986년 필리핀 피플파워 혁명으로 타도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 역시 루손 북부 일로코스노르테주의 최대 가문 출신이다. 그의 집안 역시 필리핀 정계의 한 축이었다.


  마약사범은 총 쏴서 죽이라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행보를 이해하는 첫 열쇠는 그가 필리핀의 최대 민족인 비사야족 출신이라는 거다. 비사야족은 1억명의 필리핀 인구 중 33% 정도를 점하는 최대 민족이나, 주류 집단이 아니다.


  두테르테의 마약과의 전쟁은 중국계를 핵심으로 하는 필리핀 과두 지배집단, 즉 올리가키와의 싸움의 첫걸음이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 대가를 지금 죽어나가는 필리핀 서민들이 치른다는 거다. 필리핀 서민들은 그 희생의 대가를 돌려받을 수 있을까?


☞ 전체 기사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759329.html  <한겨레신문, 2016.9.1. 정의길의 세계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