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리/해안과 해양

새만금 간척지

Geotopia 2015. 12. 28. 23:52

▶ 2015.12.18(금)

 

▶ 단군 이래 최대의 건설 공사

 

  방조제 길이 33km.

  '단군 이래 최대의 공사'라고 한다. 누가 지어낸 말인지 모르지만 맞는 말이다. 거대한 방조제는 비행기를 타고 가다 내려다 봐도 확연히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군산항에서 배를 타고 1시간을 가야 하던 곳이 선유도(고군산군도)였다. 거기를 방조제로 연결을 했으니 정말 '어마어마' 정도로는 표현이 부족한 느낌이 든다. '단군 이래 최대'는 아마도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새만금의 안쪽에는 계화도 간척지가 있다. 이 간척지는 건설 당시인 1968년 현재 '단군 이래 최대'의 간척지였다. 본래 섬이었던 계화도를 9,254m와 3,556m에 이르는 두 개의 방조제로 연결하여 그 안쪽을 평야로 만든 것이다. 넓이가 2,741ha에 이르는 광활한 계화도 간척지는 그 규모가 지금의 기준으로 봐도 엄청나게 크다. 그런데 그 계화도는 새만금에 견주면 말 그대로 '새발의 피'도 안 된다. 새만금 방조제는 계화도에서 바다쪽으로 무려 10km나 떨어져서 밖을 둘러싸고 있다. 새만금의 규모를 대충 짐작할 만 하다.

 

<새만금과 계화도 간척지   *원도: Google earth>

 

고군산군도 내 섬들의 서열이 바뀌다

 

  신시도를 포함한 고군산군도는 현재 도로로 연결중이다. 방조제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장자도, 선유도, 무녀도가 다리로 연결되어 있기는 했었지만 자동차가 다닐 수 없는, 자전거나 도보 통행만 가능한 다리였다. 자동차 도로가 신시도에서 장자도를 잇게 되면 앞으로는 '신시도에서 선유도로 간다'고 표현해야 맞는 상황이 되었다. 새만금방조제가 신시도와 연결이 되어 있으므로.

 

<고군산군도에 건설중인 도로  *원도: Daum지도>

 

  가히 桑田碧海라 할 만하다.

  뱃길이 중심일 때는 선유도가 맏형이었다. 왜냐하면 군산에서 들어오는 배가 선유도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통로도 선유도를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신시도가 '甲'이다. 옛날에는 자전거길 조차도 연결되어 있지 않았던 '소외된 섬' 신시도가 이제 전세를 뒤집어 '맏형'이 된 것이다. 그 옛날에 이런 날이 올 거라고 누가 꿈인들 꾸었으랴. 쇠외된 막내였던 신시도가 일약 귀하신 몸이 되었다. 평 당 몇 만원에 불과하던 땅값이 지금은 부르는 것이 값이 되었다는 소문도 들린다.

  옛날 방조제 건설 공사 당시 새만금 반대 운동을 하던 환경단체 회원들을 신시도 주민들이 삽을 들고 위협했다던 기사가 떠오른다. 당시 그들에게 새만금은 신시도가 용이 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였을 것이다. '옳음'이 '이익' 앞에 무릎을 꿇는 것은 사회의 보수화와 함께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이익 앞에서 이성을 찾는다면 얼추 성인군자 반열이라 생각하면 맞는 것이 오늘날 이땅의 현실이다.

 

물막이가 끝났는데도 바닷물을 유통시키는 이유는?

 

  2006년 4월21일, 물막이 공사가 끝난 그날로부터 벌써 10여 년이 지났다. 물막이 공사가 완료되면 방조제 안쪽의 호수는 바로 담수화 되기 시작한다. 농업용지를 조성하고 농업용수를 활용하기 위해서 당연이 진행되는 과정이다. 이곳도 당연히 그러고 있으려니 했는데…

 

  해수가 유통되고 있다.

 

<신시배수갑문으로 바닷물이 역류하고 있다>

 

  마침 밀물 때인데 여늬 방조제라면 수문을 막아서 바닷물의 유입을 막아야 정상인데 이곳은 수문을 열고 바닷물을 역류시키고 있는 것이다. 새만금은 대부분의 땅이 농업용지로 계획되어 있다. 호수가 담수화되지 않는다면 새로 만들어지는 엄청난 규모의 농지를 활용하는데 결정적인 문제가 생길 것이다. 현재 토지 조성 작업이 진행 중이므로 당장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완공이 되기 전까지는 담수화를 해야만 한다.

 

<신시배수갑문. 밀물 때 해수가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새만금 개발계획 조감도  *자료: 새만금개발청>

 

  당초 우려했던 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 현재 새만금 호수의 수질이 6등급,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수준이다. 이미 해양생태계는 완전히 말살되었다. 해수가 유통이 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익산, 김제, 전주, 정읍 등 네 개의 市급 도시가 새만금으로 유입하는 만경강, 동진강 유역에 자리잡고 있다. 두 강 유역에 자리잡은 읍 단위 이하의 작은 중심지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엄청난 양의 생활 하수가 새만금으로 유입이 되고 있는데 바다와의 연결은 두 개의 작은 배수 갑문에 의존하고 있다.

  방조제 안쪽의 호수와 토지 면적이 무려 401㎢(약 1억2000만평)으로  세종시의 5.7배에 이른다. 서울의 전체 면적이 605㎢, 아산시의 면적은 542㎢이다. 완공 후 호수 면적만 118㎢이다(토지 조성사업 중이므로 현재 호수의 넓이는 훨씬 더 넓다). 이 거대한 호수의 물이 신시배수갑문(약360m), 가력배수갑문(약 280m)으로 겨우 유통이 되고 있으니 호수가 심하게 오염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건설 전에 치밀한 환경영향평가를 할 필요도 없이 주먹구구로 암산을 해봐도 예측할 수 있는 사실이었다. 지금도 이런데 만약 해수를 차단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상상하기 싫다.

 

<어민들이 만든 물막이 공사 완공 이전 새만금 생태지도  *자료: 지속 가능한 새만금>

 

  시화방조제로 만들어진 시화호가 죽음의 호수로 변한 후 큰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은 해수를 유통시키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지금은 해수를 유통시켜 조력발전을 하고 있는데 그 과정이 굉장히 힘들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방조제 길이가 겨우(?) 12km에 불과한데도…

 

<신시도 북쪽 방조제를 따라 조성된 토지. 뒷쪽에 보이는 봉우리는 야미도이다>

 

<신시도의 월영산 자락 너머로 해가 지고 있다>

 

<신시광장과 월영산. 노출된 암괴는 중생대 화산암이다. 변산반도를 중심으로 그 주변은 중생대 화산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군산군도 신시도 일대 지질도. Kyrh 아미도유문암,  Kmtr 무녀도조면암 (중생대 백악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신시광장 조형물>

 

<방조제에서 바라본 서해 빛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