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지코지 들머리 해안에 발달한 하얀 모래사장>
'제주도' 하면 검은 돌, 검은 흙이 떠오른다. 섬 전체가 검은 색의 화산암으로 덮여 있으므로 해안의 모래도 당연히 검은 색으로 이루어져야 맞는다. 하지만 제주 해안의 모래사장(사빈)들 중에는 하얀 백사장이 의외로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제주도의 사빈은 하천의 영향을 받지 않는 포켓비치가 많다. 즉, 해안 퇴적물이 육상에서 공급되지 않고 해안이나 바다에서 공급된다는 것이다. 바다로부터 공급되는 대표적인 물질이 조개껍데기 부스러기(패각사)인데 이 때 사빈은 하얀색을 띠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김녕 해수욕장으로 사빈 구성물질 가운데 석회질이 차지하는 비율이 98%에 달한다.
그렇다면 혹시 제주도에 산호해안은 없을까? 제주도 근해에는 산호가 서식하고 있는 곳도 있지만 산호사로 이루어진 해안은 알려진 것이 없다. 산호해안으로 알려지기도 했던 우도의 산호사해안은 사실은 인근에 서식하는 홍조류에 축적된 석회질이 떠밀려 나와 퇴적된 것이다. 홍조류는 광합성을 하여 세포 혹은 세포 사이의 벽에 탄산칼슘을 침전시키는 석회조류 중의 하나이다. 여하튼 이곳도 퇴적물이 바다로부터 공급된 것이다.
제주도에는 화산암에 기원하는 검은색의 모래가 깔려 있는 해안도 물론 있다. 그런데 이 경우에도 역시 구성물질은 육상에서 공급된 것 보다는 바다로부터 공급된 것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섭지코지와 성산일출봉 사이에 발달한 해안은 대부분 검은색에 가까운 어두운 색이다. 이 일대는 성산일출봉에서 유래한 화산쇄설물로 이루어진 신양리층이라는 해성퇴적층이 분포하고 있으며, 이 퇴적층으로부터 많은 양의 물질을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제주도에서 규모가 큰 사빈은 인근에 수성화산폭발로 이루어진 화산체(성산일출봉, 용머리해안 등)가 있어서 이곳에서 물질의 공급이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사빈으로는 성산, 화순, 사계 해수욕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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