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세상사는 이야기

密陽

Geotopia 2015. 11. 1. 21:27

  영화 '밀양'의 마지막 장면은 작은 시골집 안마당을 겨우 비추는 한 뼘의 햇빛이다. 그 햇빛이 따뜻한 느낌보다는 쓸쓸하고 슬픈 느낌이 들었던 것은 상식과 정의가 사라진 세상을 보여주고자 했던 감독의 의도에 동의했기 때문이리라.

  9월말 어느 날 저녁식사 시간에 복도를 지나다 '密陽'을 발견했다. 석양이 서쪽을 바라보는 교실 창문으로 들어와 교실을 통과하여 복도쪽 교실 문의 작은 유리창을 지나 복도를 건너 반대편 벽에 비춰졌다. 태양의 움직임 때문에 이 시기 며칠 동안 만 볼 수 있는 희귀한 빛이고, 또 교실문의 유리창 크기만한 한뼘의 빛이어서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묘하게도 그 密陽이 '교육급여 신청' 안내 포스터에 스포트라이트처럼 비친다. 뭔가 느낌이 온다. 후퇴하는 복지, 자괴감의 복지, 생색의 복지…

  복지는 케인즈 이후 지구촌의 대세가 된 수정자본주의의 한 방편으로 발달한 형태의 국가 개입이다. 복지가 잘 이루어지면 나라가 잘 산다. 일하지 않는 자에게 조건없이 '퍼주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잘 살기 위한 적절한 국가 개입인 것이다.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0&articleId=2540233   <교육급여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