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조경학과 지망생인 한규는 화초 가꾸기에 관심이 많다. 화분에다 블루베리를 가꾸고 있는데 작년부터 수확이 나오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첫 수확으로 불과 몇 알의 열매가 열렸는데 몇 알 열리지도 않은 블루베리를 가지고 와서 첫 수확의 기쁨을 나와 함께 했었다.
몇일 전 한규가 복도에서 날 부르더니 비닐 팩을 슬쩍 내 놓았다. "뭔데?" 하면서 돌아보자마자 작년 생각이 났다. 벌써 1년이 지나서 블루베리가 익었구나. 근데 올해는 수확량이 대폭 늘었다. 작년에는 대여섯 알이 전부였는데 올해는 제법 많다. 한 그루에서 몽땅 다 따가지고 왔단다.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다. 우리 교무실 열 분의 선생님들이 실컷 먹을 만큼은 안 되지만 그래도 몇 알씩 맛은 볼 수 있다. 아니다. 누가 블루베리를 '실컷' 먹는가. 딱 적당한 양이다. 모두들 덕담을 한 마디씩 하신다. 한규가 원하는 학과에 꼭 합격을 해서 좋아하는 것을 공부하고,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의미있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같이 먹으려고 접시에 담아 놓으니 제법 모양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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