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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2013년 8월15일 사동항에서 독도행 유람선을 타다

Geotopia 2015. 3. 14. 23:07

▶ 광복절날 독도를 간 이유?

 

  꼭 의도한 것은 아니었는데 광복절날 독도를 가게 되었다. 광복절과 독도는 사실 특별한 관계는 없다. 광복이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이었고 지금의 독도 문제는 일본과의 문제이다 보니 마치 무슨 관계가 있는 것처럼 느껴질 뿐이다. 독도는 원래 우리땅이었고, 지금도 우리땅이다. 두 말하면 잔소리, 세 말하면 넋두리이다. '서울은 우리 땅'이라고 외치지 않아도 우리땅인 것 처럼 말이다. 굳이 광복절날 독도에 가지 않더라도 독도는 분명히 우리 땅이다.

 

  사동항에서 08:00에 출발하는 배를 타야 하기 때문에 시간에 맞춰 선착장으로 나갔다. 저동의 숙소에서 사동까지는 거리가 제법 되기 때문에 택시를 타야만 한다. 택시를 타는 것도 괜찮은 점이 많다. 지역에 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만난 택시 기사도 여러가지 재미있는 정보를 많이 제공해줬다. 식구들 모두 기사의 설명에 귀를 쫑긋 세우고 관심을 보인다. 경청은 강의자를 신나게 한다는 것은 교사인 내가 너무도 잘 안다. 기사님은 경청하는 우리의 태도에 신이 난 듯 여객터미널까지 가는 동안 내내 열강을 하신다.

 

  우선 육지와의 거리를 정확한 숫자로 알려준다. 강릉 180km, 묵호 161km, 가장 먼 포항이 217km, 그리고 죽변(울진)이 130km로 울릉도에서 가장 가까운 육지인데 맑은 날에는 그 뒤 쪽으로 태백산(1567m)이 보인다고 한다. 여름에는 평균적으로 해무가 많아서 시계가 나쁘고 늦가을에서 초겨울 사이가 가장 시계가 좋다. 독도는 울릉도에서 87.4km 떨어져 있다.

 

 

▶ 일본이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는 근거

 

  일본이 독도를 자신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근거 중 대표적인 것은 1905년 공식적으로 시마네현 소속 영토로 기록을 했으며, 그 당시 독도 인광(갈매기 똥으로 만들어진) 채취 허가를 내주고 세금을 거둬들인 기록이라고 한다. 일본이 우리보다 훨씬 먼저 근대적 제도를 정비한 나라이므로 법적 근거는 훨씬 많이 가지고 있으며 이런 부분은 사법적 판단에서 우리에게는 불리한 조건이라는 것이 이분의 생각이다. 따라서 일본은 끊임없이 독도 문제를 '도발'함으로써 이를 분쟁지역화하고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가고자 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곳에서 일반화된 여론일 것이다. 우리의 독도 정책이 어떻해야 하는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신의 영토인데 굳이 '내것이다~'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전통적 관례상 가시거리에 있는 나라의 영유권을 인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연한 얘기다. 옛날에 눈에 보이는 땅을 자신의 땅이라고 생각하고 서로 인정했던 것은 매우 상식적인 얘기다. 울릉도와 87.4km 떨어져 있는 독도는 가시거리에 있지만 독도와 가장 가까운 일본 땅인 오키시마와는 무려 157.5km나 떨어져 있기 때문에 까치발을 들고 봐도 보일 수가 없다. 또한 실효적 지배가 우선이므로 이런 점에서는 우리가 유리하다. 역사적 근거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 독도의 보물 메탄하이드레이트

 

  메탄하이드레이트는 천연가스나 석유의 매장 가능성을 알려주는 지시 광물이라는 얘기는 새로운 사실이다. 심해저는 일반적으로 생태계가 잘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석유나 천연가스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나는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천연가스나 석유는 해양 동물의 유체에서 유래했다고 보면 독도 근해는 수심이 깊어 석유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조건이다. 또한 메탄하이드레이트는 유기체에서 기원하는 것이 아니라 저온과 고압의 환경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석유와는 만들어지는 과정이 다르다. 이건 좀 더 공부를 해보야할 것 같다.

 

▶ 애국심이 넘치는 유람선 선착장 

 

  선착장 풍경은 여늬 유람선 선착장과는 많이 다르다. 태극기를 비롯하여 구호가 적힌 천(이건 이름이 뭔지 모르겠다), 독도 지도가 그려진 수건 등 민족주의 냄새가 물씬 나는 소품들이 많다. 분위기가 그래서 뭐라도 하나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얼결에 우리도 '구호가 적힌 천' 그걸 하나 샀다. 독도에 내렸을 때는 누군가가 작은 태극기를 공짜로 나눠줘서 우리 가족 모두 하나씩 하고도 한 개가 남도록 받기도 했다. 들고 있기만 하면 되는 애국이라면 누가 애국을 못할까? 일제의 감시와 압제 속에서 목숨을 걸고 품속의 태극기를 꺼내 들었던 독립투사들의 행동과, 모든 사람이 다 태극기를 들고 있는데 혼자만 안 들면 이상해지는 분위기 속에서 너무도 쉽게 드는 태극기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독도 슬로건을 하나쯤은 사야만 할 것 같다>

 

  '먹기만 하면 절대로 멀미를 안 한다'는 울릉도 군밤 장수의 말을 반신반의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 한 봉지 샀다. 멀미 걱정을 많이 하는 아내 때문에.

  결과는?

  출발한지 삼십분 정도 지나면서 배가 많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엉뚱하게도 작은 아들이 얼굴이 노래지더니 급기야는 토하고 말았다. 멀미약보다 효과가 낫다고 주장하는 그 군밤을 잔뜩 먹었는데도 말이다. 한 시간을 더 가야 하는데반면에 아내는 멀미 기색이 없다. 멀미약을 못 먹고 와서 걱정을 했었는데 의외로 강한 면모를 보여준다. 선수는 후반이라더니 성인봉에 올라갔던 전날도 온가족이 지쳐 쓰러져 가는 막판 하산길에 강력한 뒷심을 보여줬었다.

   

<갑판에 나갈 수 없는 쾌속선. 그래서 나는 이런 배가 마음에 안든다>

 

<광복절이라서 그랬는지 방송 카메라가 떴다. 창밖의 무언가를 찍는다>

 

<방송 카메라가 창밖의 무엇을 찍나 했더니 해경 순시선이다>

 

<방송카메라가 출동한 이유가 이것이었던 것 같다>

 

<배가 도착하자마자 번개처럼 태극기를 난간에 꽂아 숲을 이룬다>

 

<배가 떠나기 직전 태극기 숲이 신기루처럼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