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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와 해류: 독도로 가는 배 안에서

Geotopia 2015. 3. 18. 21:55

 

<독도와 울릉도를 오가는 배에서 바라본 동해>

 

  파도가 연속된 원 운동이라는 사실이 파도를 보면 볼수록 이해가 되질 않는다. 파정이 계속 이동을 하는데… 그런데 독도로 가는 배에서 오랫동안 파도를 노려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서 객실에 앉아 지루하게 창밖만 바라본 덕분에 깨달은 것이다.

  파도는 굴렁쇠와 같구나! 계속해서 굴러가는 굴렁쇠와 같은 것이다. 그러면 원운동도 설명이 되고 다음 굴렁쇠와의 거리, 즉 파장도 설명이 된다. 굴렁쇠를 굴리는 에너지는 바람이다. 그러므로 바람이 강할수록 큰 굴렁쇠가 구를 수 있고 그럴수록 다음 굴렁쇠와의 간격도 멀어지며, 굴렁쇠의 맨 윗 부분인 파정의 높이도 올라간다. 큰 굴렁쇠가 구르기 위한 공간, 즉 수심도 확보 되어야 한다. 그러니까 깊은 바다는 어떤 크기의 굴렁쇠도 모두 구를 수 있으므로 굴렁쇠가 도중에 멈추는 일도 없다. 깊은 바다는 울렁거리기만 할뿐 하얗게 파도가 부서지지는 않는 것이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면 때로는 흰색의 포말들이 연속적으로 보이지만 파고가 높을 때 가장 윗부분이 중력에 의해 일부 무너져 내리는 현상일 뿐 파도가 부서지는(파쇄) 것은 아니다. 정리하고 보니 매우 상식적인 이야기인 것 같은데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ㅠㅠ 어쨌든 수업 중 설명하는 방법과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면서 가졌던 의문이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이 되었다.  갑작스런 개안(?)을 한 것이다.

 

<동영상: 파도의 이동>


  오늘은 여름철의 전형인 남풍이 부는지 파도가 북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해안에서는 왜 파도가 해안을 향해 치는 것일까? 파도의 이동 방향은 해류의 영향은 받지 않는 것일까? 하지만 또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해류와 관계없이 파도가 이동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강물이 흐르는 방향과 무관하게 강 표면에서도 바람의 방향에 따라 파도가 발생하는 것을 생각해보니 이해가 된다. 그러니까 파도가 물질을 이동시키는 직접적인 에너지가 되기는 어려운 것이다.
바다에서 물질의 이동은 해류에 의해 발생한다.

  그런데 파도가 구르는 굴렁쇠라면 물질을 이동시키는 에너지도 발생하지 않을까? 하지만 내 경험으로는 거의 에너지가 발생하지 않는다. 해수욕장의 파쇄대를 넘어가 보면 물이 울렁거리기만 할 뿐 물에 떠 있는 몸은 거의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그런데 관찰해 보면 파도의 이동은 생각보다 빠르다. 하나의 파정에 시선을 고정하고 계속 따라가 보려고 했지만 금세 놓쳐 버리고 만다(쓰나미의 이동이 시속 몇 백 킬로에 다다른다는 것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물의 저항과 장력 같은 것이 떠 있는 물질을 제자리에 머물도록 하는 저항력으로 작용하는데 파도는 매우 빠른 속도로 이동을 하는 것이다. 마치 넓은 천 아래에서 굴렁쇠가 굴러가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할까? 굴렁쇠의 윗 부분 만큼 천이 들춰졌다가 내려갈 뿐 천은 움직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 그러니까 파도는 물질을 이동시키는 에너지가 아니라 반대로 바람에 의해 이동을 당하는 물질 가운데 하나이다. 즉, 수면 위에 떠 있는 물질들을 이동시키는 에너지는 파도가 아니라 바람 그 자체인 것이다. 돛단배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파도가 물질을 이동시키는 에너지라면 돛을 굳이 달지 않아도 파도를 타고 이동하겠지만 사실을 그렇지 않다. 더 이상 그럴싸한 가설이 떠오르지 않으므로 오늘의 가설은 이것으로 정리하기로 했다.


  하나 더!

  쓰나미가 왜 일어나는가? 커다란 용기에 물을 가득 담아 놓고 선풍기를 틀어놓는 경우를 가정해 볼 수 있겠다. 강풍을 일으킬수록 파도가 더 강할 것이다. 하지만 그 움직임은 물 표면에 국한될 것이다. 그런데 만약 용기를 흔들면? 용기의 물 전체가 움직이면서 가장자리의 물이 용기 밖으로 튀어나올 것이다. 쓰나미는 지각이 움직이는 지진에 의한 것이므로 그 파괴력이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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