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지리/유통&관광&서비스산업

국가 차원에서 만들어낸 관광상품:홍콩의 Symphony of Light와 싱가포르의 레이져쇼

Geotopia 2014. 9. 3. 14:18

  홍콩 여행에서 느낌이 컸던 것 중 하나가 Symphony of Light였다. Symphony of Light는 홍콩섬과 까오룽반도 사이의 해협을 바라보고 서있는 많은 빌딩들을 이용하여 펼치는 레이져쇼이다. Symphony of Lights(幻彩詠香江)2004년 홍콩 관광 진흥청이 개발했는데 무려44백만 HK$가 투입되었다. ‘Laser vision’이라는 오스트레일리아 회사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음악에 맞춰 빅토리아 항 양안의 여러 빌딩에서 다양한 색깔과 크기의 조명과 레이저가 투사된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입된 돈이나 화려함보다는 수많은 빌딩들이 참여한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해협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위치한 무려 37개의 빌딩에서 말이다. 그 빌딩에는 호텔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오피스빌딩들이 포함이 된다. 시작하기 전에 참여하는 빌딩들을 일일이 소개하는데 지루할 만큼 그 숫자가 많다. 그 이름을 한 번 듣고서 기억할 관광객은 내 생각에는 없을 것 같은데 굳이 그걸 다 열거하는 것(아마 각 호텔들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은 다소 도식적인 느낌이 들었지만 많은 빌딩들이 참여한다는 사실 그 자체는 충분히 자랑거리가 될 만하다고 생각되었다.

 

<홍콩섬의 건물들에서 레이져가 발사되고 있다>

 

<벽에 빛을 쏴 다양한 모양을 연출하는 까오룽반도 해안의 홍콩문화센터>

 

<매일 같은 시간에 쇼가 진행되는데도 관람객이 아주 많다>

 

  싱가포르에도 비슷한 성격의 쇼가 있다. 싱가포르강 하구 마리나베이에서 펼쳐지는 쇼는 나의 주관적 판단으로는 볼거리가 홍콩의 쇼에 비해 더 많다. 레이져 뿐만이 아니라 분수와 불꽃 , 홀로그램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는데다 나름의 스토리까지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Art Science Museum이라는 기관에서 단독으로 주최하는 쇼인 반면 홍콩은 빅토리아항을 중심으로 주변, 즉 홍콩섬과 까오룽반도의 해안에 위치한 빌딩들이 대거 참여하는 쇼이다. 싱가포르의 레이져쇼는 마리나베이 남동쪽 호안을 이용하는데 만의 남동쪽에 위치한 세계적 명물인  Marina Bay Sands호텔만이 유일하게 쇼에 참여한다쇼가 펼쳐지는 만의 동남쪽에 있는 대형 건물은 이 건물이 유일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건너편에는 싱가포르의 상징인 머라이언상을 비롯하여 호텔, 금융가 등 중추관리기능이 밀집하고 있다. 그러나 쇼에 참여하는 건물은 하나도 없다. 쇼가 만의 양쪽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동남쪽 한 편에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Marina Bay Sands호텔에서 발사되는 레이져>

 

<분수로 만들어진 화면에 홀로그램이 상영된다>

 

  <레이져 발사 장치가 물속에 설치되어 있다>

 

  자발적 협조? 아니면 관광도시로서 '이익'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나타난 이익 연합?

  어찌되었든 상당히 많은 호텔과 오피스빌딩들이 참여하여 하나의 시스템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에서는 홍콩의 쇼가 싱가포르의 그것에 비해 훨씬 의미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물들 간의 물리적 거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쇼가 이루어지는 범위가 상당히 넓은데, 특히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기 때문에 그 시스템을 설계하고 운용하는 것이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측면은 싱가포르의 쇼와 비교할 때 훨씬 스케일이 큰 시스템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비용문제 등이 어떻게 해결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홍콩시에서 부담을 하는지, 아니면 참여업체들이 분담을 하는지) 공동의 목표를 위해 도시 전체가 연합한 결과물로서 의도적으로 만들어가는 관광 상품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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