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사람들/삶과 지리

국제 원유가를 좌우하는 Big3 는?

Geotopia 2013. 6. 12. 15:41

  석유는 일상 생활에서 쌀과 밀에 버금가는 매우 중요한 생활 필수품이다. 앞으로 40여 년이 지나면 고갈될 에너지자원이지만 결정적인 대체에너지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이런 지위를 유지할 것이다. 일상과 밀접한 자원이면서 거래규모가 막대하기 때문에 지구상의 어떤 실물 자산보다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이 석유이다. 부동산이나 귀금속 등과 같은 실물자산은 화폐의 공급량, 즉 인플레이션 및 디플레이션 등 경기변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석유는 이런 성격을 가진 실물자산이면서 매일 매일 거래되는 생활 필수품이기 때문에 어떤 실물자산 보다도 가격의 등락이 심한 편이다.

 

  국제 석유 시장에서 원유가를 좌우하는 주요 생산지역은 세 곳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페르시아만 연안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세계적 산유국이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 이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 이 지역의 산유국들은 대부분 OPEC 가입국들이다. OPEC 회원국들은 가격 변동에 따라 석유 생산량을 조절하여 적정한 유가를 유도하고 있는데 이를 '바스켓(Basket) 유가'라 한다. 바스켓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랍 라이트유), 나이지리아(보니 라이트유), 베네수엘라(티아후아나유), 아랍에미리트(두바이유), 알제리(사하란 블렌드유) 등 주요 회원국의 유가를 기준으로 유가를 계산하여 하한선인 22달러를 10일 이상 밑돌면 50만 배럴을 감산하고 반대로 상한선인 28달러를 20일 이상 웃돌면 50만 배럴을 증산하는 '유가 밴드제'를 2000년 부터 실시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석유 거래시장은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석유는 황의 함량이 높아 다소 품질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의 석유는 거의 80% 가까이 이곳에서 수입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곳이 이곳이다. 두바이유는 주로 현물거래 방식으로 거래되는 것이 특징이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유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두 번 째 생산지역은 세계 최대의 석유 소비 시장인 북아메리카를 대표하는 멕시코만 연안지역이다. 미국과 멕시코가 석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미국의 텍사스가 대표적인 석유 생산지역이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석유는 '서부텍사스 중질유(Western Texas Intermediate, WTI)라고 불린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석유는 황의 함량이 적은 고품질의 석유로 정제 비용이 적게 들 뿐만 아니라 휘발유나 경유 등 고품질의 석유를 생산하는 데 유리하다. 서부텍사스 중질유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주로 선물거래 형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제유가 예측의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세 번 째 지역은 북해유전이다. 영국과 노르웨이가 진출하고 있는 북해의 브렌트(Brent)유전에서 생산되는 석유로 '브렌트유'로 불린다. 선물거래량으로는 WTI가 선두지만 유가의 기준(기준 수익율, Benchmark)으로 브렌트유 가격을 사용하는 국가의 수는 WTI와 두바이유를 앞선다. 브렌트유는 런던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역시 선물거래로 이뤄지는 데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남미 여러 나라들이 브렌트유 가격을 기준 유가로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