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지리/풍화&침식

서릿발

Geotopia 2013. 3. 23. 20:52

 

  날씨가 추워지면 토양층의 수분이 얼어서 토양 표면을 밀고 올라오는 서릿발이 생긴다. 밟으면 사각사각 부서지는 것이 색다른 기분이 느껴진다. 주로 수분이 잘 증발되지 않으면서도 물이 잘 고이지 않는 응달 같은 곳에 잘 만들어진다. 주로 점토와 얇은 모래가 섞여 있는 토양에서 잘 만들어지며 지하수가 모세관 현상으로 올라오다가 토양층 표면에서 얼어서 만들어진다. 따라서 지표면의 온도가 어는 점 부근이어야 만들어진다. 더욱 기온이 내려가 토양층이 얼어버리면 수분이 모세관 현상으로 올라올 수 없기 때문에 서릿발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겨울 기온이 낮은 관서지방에서는 밭에서 이런 현상이 종종 발생하여 맥류가 동해를 입거나 뿌리가 땅에서 뜬 상태로 봄을 맞아서 말라 죽기도 한다. 
  온난화로 겨울답지 않은 겨울날이 많지만 최근 몇 년은 추운 겨울이 많았다. 추운 날씨 때문에 아산 영인산 등산로 옆에 서릿발이 생겼다. 산의 북쪽으로 난 등산로여서 햇볕이 잘 들지 않으며 눈도 잘 녹지 않는 위치이다. 화강암산지인 영인산에는 풍화가 많이 진전되지 않은 마사토가 많다. 점토질과 모래질이 섞여 있는 마사토는 서릿발이 만들어지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서릿발은 흙과 암석을 밀어올리는데 이 과정에서 피복 물질의 이동이 일어난다. 사면의 수직방향으로 성장하는 서릿발은 물질을 사면의 수직방향으로 밀어올렸다가 녹아서 물질을 떨어뜨릴 때는 중력방향으로 떨어뜨리기 때문에 이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물이나 바람 등의 작용이 아닌 중력에 의해 일어나는 매스무브먼트의 일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