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지리/음식문화

전주 비빔밥

Geotopia 2012. 12. 23. 23:29

  아마도 비빔밥은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고 모양나게 차려먹을 수 없는 환경에서 탄생했을 것이다. 지금도 '비벼먹는' 경우는 반찬이 버리기는 아깝고 한 접시 모양 나는 만큼은 못되게 남았다거나, 시간이 없어서 급히 '때워야' 하는 사정이거나, 갑자기 출출해서 제 때가 아닌 때인데 먹어야 한다거나 하는 경우에 먹는 것이 보통이다. 이처럼 정상적인 상황이 아닌 때에 먹는 것이 비빔밥이지만 막무가내로 반찬을 쓸어 넣어서는 좋은 맛을 낼 수가 없다.

  전주에 비빔밥이 유명한 것은 맛을 내는 보조재료들이 풍성했던 환경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너른 들판이 발달하므로 예전부터 농업이 발달했었고 바쁜 농사철에는 갖춰서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물산이 풍부하여 맛을 낼 수 있는 보조재료들이 풍부했을 것이므로 이런 명물이 탄생할 수 있었을 것이다. 비빔밥 뿐만이 아니라 이 지역은 음식이 풍성하고 맛이 좋다.

  지역의 명물이 된 지금의 전주비빔밥은 아마도 옛날의 원형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여러가지 값비싸고 지역 특산물이 아닌 재료도 들어가는 모양으로 바뀌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절대로 맛볼 수 없는 것이 전주 비빔밥이다.

 

<담백한 콩나물국은 비빔밥의 필수 파트너이다. 젓갈맛이 진하게 나는 김치와 무를 부친 무전이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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