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지리/문화 역사

명당-鶴頂穴

Geotopia 2012. 10. 31. 22:59

  예산군 대술면 송석리 영산신씨 선영은 鶴頂穴로 알려져 있다. 학의 정수리에 해당하는 자리라는 뜻인데, 정수리 앞으로는 계곡이 흐르고 그 계곡에 작은 봉우리가 있어서 학의 먹이가 되었다. 그런데 계곡에 저수지를 막는 바람에 학의 먹이에 해당하는 봉우리가 물에 잠기게 되었다. 먹이가 없으면 학이 잘 살 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후손들이 그곳을 돋우어 저수지 수면 위로 올라오는 섬을 만들어 놓았다.

  조선시대 명당은 그 자리가 후손을 길하게 했다기 보다는 권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즉, 권력이 명당을 장악하는 배경이 되었고 그 권력은 다양한 방법으로 세습되었다. 따라서 드러나는 현상만을 피상적으로 바라보면 '명당=권력'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것 처럼 보였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세도가들이 명당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일반 백성에도 영향을 미쳐 명당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낳았다.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권력이 재력으로 모습만 바꿨을 뿐이다. 따라서 '명당이 복을 주는 사회'는 다른 말로 표현하면 '부와 권력의 세습이 가능한 사회'라는 뜻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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