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지리/음식문화

겟국지(께꾹지)-서산, 태안

Geotopia 2012. 10. 3. 17:15

  전통 음식은 그 자체가 지리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를 사용하며 지역에서 어떤 재료가 생산되느냐는 기후, 토양 등 환경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충청남도 서산, 태안 일대에서는 예로부터 겟국지(께꾹지)라는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이름이 좀 특이하지만 간장게장을 담글 때 만들어진 국물(겟국)을 이용하여 담그는 김치 정도로 이해하면 쉬울 것 같다. 꽃게, 바카지 등의 게를 이용하여 담근 게장을 먹고 남은 국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재료는 포기가 앉지 않은 시퍼런 배추를 소금에 절여서 늙은 호박, 양파, 파 등의 채소와 새우, 게 등의 해산물을 함께 버무린 다음 마지막에 겟국을 부어 만든다. 바다와 넓은 밭이 만나고 있는 서산, 태안 일대에서 나올 수 있는 음식이다.
  짭짤하고 고릿한 맛이 낯설을 수도 있지만 모든 토속 음식들이 그렇듯이 매니아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주인공은 사진 가운데 뚝배기 중에서 노란 늙은 호박이 보이는 뚝배기이다.

 

<서산 겟국지>

 

<꽃게로 만든 겟국지(안면도)>

 

  보통 겟국지에 이용되는 게장은 바카지를 원료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꽃게를 사용하기도 한다. 맛으로 치면 바카지보다는 꽃게가 더 나으므로 겟국지 역시 꽃게로 만든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게를 중심으로 맛을 비교한다면 그렇다. 하지만 겟국지는 게 자체의 맛 보다는 겟국의 짭짤한 맛을 활용하는 것이므로 꽃겟국지가 더 나은 맛을 낸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짭짤한 맛이 특징인 전통적인 겟국지 맛은 바카지겟국지가 더 잘 내는 것 같다. 

'인문지리 > 음식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해 멸치회  (0) 2012.10.30
녹동항의 바닷장어 해장국  (0) 2012.10.30
안동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0) 2012.09.25
제주 은갈치조림  (0) 2012.09.07
파타야의 전갈 튀김  (0) 2012.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