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iland의 파타야 거리에서 만난 다양한 종류의 튀김. 그 유명한 전갈, 바퀴벌레 처럼 생긴 곤충, 번데기, 개구리 등등 못 먹는 것이 없다. 우리나라에 없기 때문에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음식은 지역의 인문적, 자연적 환경을 반영한 문화이다. 우리나라도 메뚜기, 방아깨비, 물방개 같은 곤충류를 먹었던 것이 그리 오래된 얘기가 아니다. 개구리는 여전히 수난을 당하고 있는 먹잇감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음식들을 먹지 않게 된 것은 우선 경제수준의 향상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외에도 도시화가 진전되어 곤충류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어진 것도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다. 심지어는 곤충을 실물보다 동화책에서 먼저 만난 아이들은 곤충을 무서워하기도 한다. 보건 의식의 진보(?)도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을까?
내 경험담 한 마디…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얘기다. 첫 시험을 보는데 자연과목 시험에 이런 문제가 났다.
'다음 중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은?'
네 개의 선택지가 그림으로 그려져 있는데 하나는 붕어고 또 하나는 물방개였다. 나머지 두 개는 생각이 안 나지만 분명히 먹을 수 없는 것이었다. 나는 이 문제를 놓고 엄청 혼란에 빠졌다. 왜냐하면 둘 다 먹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당시에 우리 동네에서는 둠벙물을 몽땅 퍼내고 물고기를 잡는 일이 가끔 있었다. 어른들이 둠벙물을 품어내기 시작하면 동네 구경거리가 되곤 했는데 우리 꼬맹이들의 관심사는 항상 물방개였다. 이 녀석은 메뚜기나 방아깨비처럼 날개를 떼어내고 약한 짚불에 구우면 그렇게 고소할 수가 없었는데 메뚜기나 방아깨비 보다 덩지가 커서 그야말로 먹잘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왠일인지 물고기는 좋아했지만 물방개는 전혀 욕심을 내지 않았다.
사정이 이랬으니 내가 혼란에 빠진 것은 당연했다. 한 참 고민을 하다가 내가 내린 결론은 물방개였다. 왜냐하면 붕어는 어른용이고 물방개는 어린이용이었기 때문에. 채점이 끝나고 선생님께서 시험지를 돌려주셨는데(그땐 시험지에 직접 답을 표기했으므로) 그걸 들고 집에 갔다가 엄청 꾸지람을 들었다. 꾸지람을 듣는 중에도 나는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다. 분명 먹는 것 맞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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