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유명한 목장들을 이야기 할 때면 언제나 그 앞에 '이국적' 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목장이 우리에겐 아직도 낯선 장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쌀, 보리 등 주곡작물 중심의 농업이 발달한 것이 우리나라의 특징이다. 여름이 덥고 비가 많이 내려 곡물의 재배에 유리하기 때문에 우리는 전통적으로 목축보다는 곡물 중심의 농업을 해 왔다.
1964년 독일을 방문한 우리 대통령이 독일 정부에 낙농업 지원을 요청했던 것은 이러한 우리의 환경을 반영한 것이다. 지금도 '이국적'이란 수식어가 붙을 만큼 귀한(?) 것이 목장이라면 지금부터 오십여 년 전에는 어땠을지 쉽게 짐작이 된다. 그 결과 1969년 지금의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신두리 일대 48만평의 구릉지에 '한독낙농시범목장'이라는 이름으로 목장이 설립되었다. 그 동안 이 목장은 많은 낙농 전문가를 배출하고 낙농 기술을 전파했으며 우수한 품종의 여러 가축들을 길러 내는 데 공헌을 해왔다. 젖소인 홀스타인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한우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축을 시범 사육하고 있으며 지난 2011년부터는 'Farm Land'라는 이름으로 관광 기능을 강화하여 새로운 전환을 꾀하고 있다.
안성은 충청남도와 충청북도와 경계를 이루면서 경기도의 남쪽 끝에 위치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까지 꾸준히 인구가 감소했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다시 반등하기 시작하여 2012년 현재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안성의 지역적 특징은 교통의 발달에 따라 안성이 명실상부한 수도권으로 편입되었음을 의미한다. 낙농목장이 과거 안성의 지리적 위치를 상징하는 경관이라면 안성Farm Land는 지금의 안성을 상징하는 경관이라고 볼 수 있다. 둘 다 근교지역에 발달할 수 있는 기능이지만 최근의 관광기능은 대도시와의 접근성이 보다 높아졌기 때문에 가능해진 기능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격은 체험마을 형태의 다양한 테마파크나 공업시설, 대학교, 사설 학원 등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안성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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