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기&여행기&답사자료/청산도

청산도Ⅱ

Geotopia 2012. 3. 1. 09:49

  ▶ 관광 못지않게 양식업이 활발한 청산도

 

  '사랑아일랜드'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청산도행 페리호는 깨끗한 새 배이다. 뱃전에 농협 깃발이 나부끼는 것을 보니 농협에서 운영하는 모양이다. 농어촌지역과 도시를 망라하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망을 갖추고 있는 금융기관이기 때문에 금융업무 이용이 편리하다는 생각은 해왔지만 이런 사업도 하고 있다니 새삼 놀랍다. 순수 수익사업일까, 아니면 서비스의 의미도 가지고 있는 사업일까? 차량도선료 22,000원,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자동화물비 4,400원, 터미널 이용료 550원이 포함된 승객요금 7,050원(차량 운전자 한 명의 요금은 차량 도선료에 포함), 합 33,450원이라는 적지 않은 배삯을 보면 수익사업일 것도 같다.

  항구를 출발한 배에서 완도항을 바라보면 항구는 전체적으로 커다란 만(灣) 안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완도항의 동북쪽으로 신지도가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지 실제로는 신지도와 완도 사이의 해협 입구에 자리를 잡고 있다. 완도에서 청산도까지 가는 뱃길은 45분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여정이다.  

 

<완도항을 출발한 페리호에서 바라본 완도와 신지도(오른쪽)>

 

  선실에 들어가 시간을 죽이고 싶지는 않아 2층 갑판으로 올라갔다.  바람이 조금 차기는 하지만 날씨가 좋아서 맞을만 하다. 앞쪽으로 섬이 하나 보이는데 주변의 섬들을 볼 때 청산도인 것 같다. 명일이에게 저게 청산도라고 말했더니 저렇게 가까운데 45분이나 걸리느냐며 의혹을 제기한다. 듣고보니 자신이 없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김정호선생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다. 특정한 지형지물은 그것을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보이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를 잡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나는 지도와 위성사진을 미리 보고 온 상태인데도 그 위치가 혼란스러운데 원시적인 장비와 답사만으로 위치를 거의 정확하게 비정을 했으니 놀라울 뿐이다.

  오른쪽(서쪽)으로는 소모도와 대모도가 차례로 지나고 왼쪽(동쪽)으로는 다도해의 크고 작은 섬들이 점점이 놓여있다. 저 수많은 섬들이 과거에 왜구들이 육지로 접근하기 위한 징검다리(Stepping stone)로 활용되었다는 사실이 실감된다.

 

<청산도행 뱃길의 왼쪽(동쪽)에 있는 섬들-장도, 모황도, 소덕우도, 형제도, 덕우도... 등등>

 

  청산도의 도청항은 섬의 서쪽에 있어서 배가 약간 돌아서 들어간다. 항구가 서북부 지역에 있으면 뱃길이 좀더 빠르겠지만 아마도 자연환경이 좀 더 나은 섬의 남서부에 옛날부터 중심지가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항구도 그 주변에 발달하게 되었을 것이다. 도청항은 깊은 만 안에 자리를 잡은 천연의 항구이며 마을 주변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이다.

 

<청산도 도청항 인근의 항로 안내 등대>

 

  거의 섬에 근접해 가면서 앞쪽으로 바다 위에 새까맣게 떠있는 구조물을 볼 수가 있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양식과 관련된 구조물 밖에는 다른 것이 있을 수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저렇게나 많이? 명일이에게 말했더니 당연히 양식용 구조물이지 그것도 모르느냐는 핀잔이 돌아온다. 그렇다면 이곳 청산도 앞바다는 육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금싸라기 바다일 것이다. 시골스러움을 상품으로 내걸고 관광으로 수입을 얻는 섬이라기 보다는 대규모 양식업으로 수익을 얻는 전형적인 양식어촌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옛모습을 간직하고 조용히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는 섬이기 보다는 적극적인 양식사업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역동적인 마을인 것이다. 왼쪽으로 섬이 가까와지면서 보니 마을과 가까운 연해에 넓은 김양식장이  펼쳐져 있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도상으로 볼 때 지리해수욕장과 지리마을이다.

 

<지리마을과 지리해수욕장, 그 앞에 펼쳐진 김 양식장>

 

<사랑아일랜드호에서 바라본 청산도 앞바다의 양식장-수평선에 보이는 띠 모양의 구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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