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신풍고개~하고개

와계교~하고개: 낙오한 중견 금북꾼

Geotopia 2024. 2. 18. 11:23

와계교-하고개 구간. 도상 이동거리 약6km. 최고봉 남산 221.5m

▣ 와계교 통과: 15:03

와계교 인증샷
와계교를 건너 학계리 마을길을 조금 돌아가야 한다.
학계리 마을길. 앞에 보이는 산이 금북이다

▣ 꽃조개고개(마온교차로): 15:42

마온아파트 뒷산에서 숲 너머로 남산이 보인다. 이곳은 아파트쪽으로 내려가는 급경사면으로 정맥길이 나 있다. 회장님께서 '무슨 정맥길이 이렇냐'고 하신다. 정확히 가려면 약간 돌아서 완만한 능선으로 가야한다.
홍성 외곽도로(남부순환로)와 홍성-광천을 잇는 21번 국도가 교차하는 마온교차로. 정맥을 2중으로 끊어놨다.
마온아파트를 끼고 산을 내려와서 횡단보도 두 개를 건너서 마온교차로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른다.

▣ 낙오한 중견 금북꾼

초보금북꾼의 이동 기록. 두번째라서 '중견'이라고 격려를 했지만 끝내 완주를 못하고 남산 앞에서 카페로 향했다. 도상거리 15.2km, 실제 이동거리 17.3km. 2회차 초보 금북꾼치고는 많이 걸었다. 사모님께서 의리로써 동행해 주셔서 염치없지만 초보 금북꾼을 떠 넘겼다.

▣ 구간 최고봉 남산: 16:20

남산 기슭의 만해한용운 동상
남산 정상으로 가는 길과 금북정맥이 갈라지는 곳. 전망대를 지나 계속 북쪽으로 올라가면 홍성읍내(홍주문화회관 앞)로 이어진다. 노란 비표들이 잔뜩 붙어 있어서 자칫 금북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갈라지는 곳에서 전망대까지는 150m 정도 떨어져 있다. 221.5m에 불과하지만 구간 최고봉인데다 주행거리가 꽤 되다보니 약간 힘이든다. 하지만 정상에 잠깐 들렀다 와야 한다. 남산전망대는 주변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서 전망이 전혀 없는 전망대다. 사진을 찍으나 마나여서 드론을 날려볼까 하다가 시간이 많지 않아(벌써 16:17분이다) 그냥 내려왔다. 혹시나 하고 가지고 왔던 드론은 배낭 무게만 늘렸다.

▣ 수리고개: 16:34

전망대를 다녀와서 다시 금북을 탄다. 이 구간은 내포문화숲길과 겹치면서 보개산(구항면 황곡리, 274.7m, 이 산줄기는 결성 석당산으로 이어진다)과도 이어진다. 깔끔한 표지판이 서 있는데 내포문화숲길과 보개산을 표시해놨고, 금북 표시는 없다.
마온터널을 지나 작은 봉우리에서 옥암리와 백월산(397m)이 보인다. 왼쪽 고압선이 서 있는 능선이 우리가 갈 길이다.
수리고개로 내려가는 길. 내리막이 전혀 반갑지 않다. 또 올라가야 하니까.
수리고개 마온리쪽에 있는 붉은 황토밭
구항면 마온리와 홍성읍 옥암리를 잇는 수리고개.꽃조개고개와 하고개로 국도가 지나가면서 이 길은 거의 쓰이지 않게 되었다.
수리고개의 해발고도는 102m로 하고개(85m)나 꽃조개고개(89m) 보다는 높으나 가까이 있는 맞고개(124m)보다는 낮다. (*구글어스 고도에 10m 이상을 추가하여 보정해야 함)
수리고개에 있는 내포문화숲길 안내판

▣ 맞고개에서 당 보충으로 마지막 도움닫기: 16:45

맞고개에서 바라본 옥암리와 홍성읍. 목적지인 하고개에 가까워 오면서(맞고개까지 도상 이동 거리 17.6km) 무릎도 아프고 몸이 무거워진다. 여전히 쌩쌩하게 앞서서 날아가던 고니를 불러세워서 초코파이와 웨하스로 에너지를 보충하고 마지막 능선을 올랐다.
맞고개 옥암리쪽
구항면 내현리는 약천 남구만이 살았던 마을로 전해 내려온다. 내현리는 보개산 서쪽에 있는 마을이다. 등산로 안내판에 남구만의 시인 '동창이 밝았느냐'의 한 구절을 표지판 제목으로 써 놨다. 내현리 어디쯤에 '재 너머 사래 긴 밭'이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 고바위를 오르기 전 인증샷. 맞고개 마온리쪽. 내포문화숲길은 이곳에서 고개를 따라 옥암리로 내려간다.
금북과 보개산으로 가는 지맥이 갈라지는 지점. 이곳에서 보개산쪽으로 조금만 더 가면 말구수바위가 있다. '구수'는 '구유'의 내포 사투리이다. 내포 사투리에는 '△'이 'ㅇ'으로 바뀌지 않고 'ㅅ'으로 바뀐 낱말이 많다. 무수, 여수, 구수 등등

▣ 참나무 병

참나무들이 모조리 무슨 병에 걸린 것 같다. 테잎으로 감싸서 해충을 막는 것을 여러 곳에서 봤지만 이렇게 병에 걸린 나무는 처음 본다.그것도 근처의 여러 그루가 모두 병에 걸려서 좀 괴기스럽다. 테잎을 감싸는 것은 '참나무잎시듦병'을 막는 방법이라고 했으니 이것은 다른 병인 모양이다.

 

소나무 무덤, 참나무 포대기: 환경 차별 대우

▶ 괴이한 풍경, 소나무 무덤 산행을 하면서 특히 안타까운 장면이 있다. 소나무재선충. 몇 해 전 울산에 갔다가 근교 야산 기슭 여기저기에 녹색의 포장이 덮여있는 괴이한 장면을 보게되었다.

lovegeo.tistory.com

▣ 백악기 심성암과 선캄브리아기 변성암이 만나는 곳

백악기 섬록암

▣ 하고개 생태통로

하고개로 내려가는 마지막 지점에 붙어있는 비표들. 나뭇가지가 휘어질 지경이다.
하고개에 설치된 생태통로
통로 연결 지점이 매우 우거져 있다
동물들의 이동을 확인하는 카메라. 호모사피엔스는 얼마나 자주 통과할까?
생태통로를 지나서 그대로 백월산으로 가는 길은 괜찮은 산길이지만 하고개로 내려오는 길은 아주 좋지 않다. 선발대 고니가 철조망과 우거진 수풀을 뚫고 길을 개척했다. 생태터널을 통과하지 않고 내려오면 순탄한 길이지만 통로를 지나야 한다고 내가 고집을 부렸다. 덕분에 대원들 고생이 우심하다.
4차선의 새길이 생기기 전에 있었던 옛날 하고개길에도 생태터널이 설치되었다. 생태통로 홍성읍쪽

▣ 마침내 마무리, 역대 기록 22.8km: 17:27

홍성민속테마박물관으로 내려섰다
박물관 앞에서 마무리 인증샷
7년 전 백월산을 향해 출발하던 장면. 이곳은 박물관에서 좀 더 서쪽으로 가야한다.